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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칼럼] 민주당은 다 계획이 있다는 건가

   
입력 2023-11-13 18:41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칼럼] 민주당은 다 계획이 있다는 건가
공(空)은 불교의 핵심 메시지다. '존재와 현상은 서로 의존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인연생기(因緣生起)에 따라 공은 출현한다. 어떤 존재와 현상도 혼자 있을 수 없고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공하다'고 한다. 공은 복잡계 이론의 메타 안정성과 유사하다. 존재와 현상이 인연에 따라 만나고 생겨나고 사라져 불변의 실체가 없다는 것은 세상이 '안정과 불안정 사이에서 요동치는 연쇄적 다이내믹스'와 같은 의미다.


총선까지 민주당의 계획은 분명하다. '거부권 정국' 이어가기와 정권심판 여론의 강화다. 그 끝은 총선승리다. 시작은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였다. 민주당은 "탄핵추진을 흔들림 없이 이어 가겠다"고 한다.
국회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뒤 72시간 내 표결처리해야 하는 탄핵안을 이번 달 30일 본회의 보고하고 12월 1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이 "공영방송과 언론장악을 위해 5가지 위법행위로 방통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민주당은 탄핵을 자주 거론했다. 대통령과 총리도 예외가 아니었고 최소 6명의 장관급 인사가 지금까지 민주당의 탄핵표적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해임 건의안도 익숙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모두 6차례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그 중 세 번을 지난 1년 새 민주당이 주도했다.

이동관 탄핵과 방송법 단독처리는 정치적 논란이 불가피하다. 방통위원장 탄핵안이 통과된다면 방통위 업무는 전면 중단되고 "민주당이 손에 쥐고 장악했던 방송을 내려놓을 수 없어 이 위원장 직무를 정지시키려 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대통령이 공영방송 이사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방송법을 민주당은 '공영방송 중립'이라고 한다. 자신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거대여당 시절에는 외면하다가 야당이 되자 민주당은 태도를 바꾼 것이다. 그들의 '방송중립'은 '민주당 편들기 방송'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이동관 탄핵안이 '예정대로' 처리됐다면 다음은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노란 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순방(15~18일) 전후 또는 귀국 후 거부권 행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게 일반적이다. 거부권 행사 이후 이동관 탄핵안 30일 본회의 보고와 1일 처리의 수순이면 12월 2일 법정시한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어려워진다.
민주당 계획의 클라이맥스는 12월 하순 이후다. 이른바 '쌍특검법' 본회의 처리다. 특검법은 지난 4월 27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법사위와 본회의 심사를 거쳐서 12월 22일 이후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될 예정이다. '살아있는 권력은 수사하지 않는다'는 여론전과 정권 심판론 강화가 핵심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는 말을 스스로 뒤집는 꼴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유권자 10명 중 6명이 '김 여사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탄핵과 단독처리의 피로감도 분명하다.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의 서울 편입 등 정책적 무리수를 막 던졌다면, 우리는 오로지 탄핵만 던지고 있다"는 걱정도 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계속해서 근육질 자랑하는 것에 대해선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 비명계의 입장이다.

메타 안정성이라는 것은 겉으로는 강하고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어떤 계기나 충격으로 혼란과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한 상태이기도 하다. 존재와 현상은 인연생기의 공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세상을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나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반야심경에서 바라밀다행의 공을 통해 세상을 여여(如如)하게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과연 민주당의 계획은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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