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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인력없는 지방 가라니"… 발등의불 IDC업계

김나인 기자   silkni@
입력 2023-11-20 14:03

수도권 전력 한계탓 지방 분산
전문인력 확보 어려움 우려에
통신망 등 인프라부족도 걸림돌
"실효성 높인 대책 필요" 목소리


"고객·인력없는 지방 가라니"… 발등의불 IDC업계
LG유플러스 직원들이 평촌 메가센터(IDC)에서 외기 냉방으로 더워진 공기를 원활하게 유도하기 위해 설치된 '풍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LG유플러스 제공

생성형 AI(인공지능), 로봇, XR(확장현실) 등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력 부족과 IDC 지방분산 정책으로 인해 공급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IDC를 지방에 지을 경우 수요와 전문 인력 확보가 모두 힘들다며 애로를 토로한다.


◇한계 도달한 수도권 전력공급에 전기 공급거부 근거 도입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신설 계획인 국내 신규 IDC는 637개에 달한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147개의 4.3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연산처리가 필요한 생성형 AI 관련 시장의 급성장으로 4~5년 후 IDC 건립 수요가 현재의 20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문제는 수도권의 전력 공급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IDC는 1년 365일 24시간 서버와 스토리지를 가동해 많은 전력을 쓴다. 한 곳당 평균 연간 전력사용량이 25GWh(기가와트시)로 4인 가구 6000세대에 달하는 전력을 소비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수도권에 신설 예정인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은 4796㎿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전력을 대량 소비하는 IDC(5㎿ 이상)가 전력 계통에 지나친 부담을 주는 경우 전기 공급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수도권 등 계통포화 지역 내 신규 IDC를 대상으로 '전력계통 영향 평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전 전기공급 막혀 IDC 설립 계획 연기·축소 잇따라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현실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IDC 신설을 위해서는 부동산 입지가 중요할 뿐 아니라 전기 공급망이 탄탄해야 한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특수 시설인 만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와 같은 산업 발전의 큰 흐름에 IDC 건설은 필연적인데 마땅한 솔루션 없이 전기 공급 문제로 지방 건설 목소리만 내세우고 있다"며 "IDC가 더 설립되지 않으면 데이터 과부화 문제로 디지털 산업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된 지난 3월 21일 이후 수도권에서 설립계획이 있어 신규로 전력 사용 예비 신청을 한 대부분의 IDC는 한국전력의 전기 공급 확약을 못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IDC는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전기공급 거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KDCEA) 관계자는 "법 시행과 적용에 앞서 전기 공급 거부 근거가 되는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 만족도 평가'에 대해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참고 및 활용 가능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있다.

"고객·인력없는 지방 가라니"… 발등의불 IDC업계
SKT가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 속에 넣어 식히는 '액침냉각'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SKT 직원이 인천 사옥에 설치된 액침냉각 테스트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SKT 제공

◇ IDC 지방 가라지만 '고객·인프라·인력' 부족

전력 수급으로 인한 정부의 IDC 지방분산 정책도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전력계통 부담 완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IDC 지방분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정부에서 제공하는 IDC 지역분산 인센티브가 자체 IDC에는 도움이 되지만, 고객사를 유치하는 공동 임대용 상업용 센터(코로케이션) 입장에서는 큰 이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클라우드 사업자(CSP) 등의 IDC 이용 수요가 없다는 것.

상업용 센터는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고객들이 지방으로 가지 않으면 사업을 하기 어렵다. 수도권은 운용인력 확보가 쉽고 접근성이 좋아 클라우드 기업들이 선호하는데, IDC가 멀면 어려움이 있다. AWS(아마존웹서비스)의 경우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IDC가 100㎞ 내 거리에 있도록 한다. 2027년까지 국내 신규 구축 예정된 40~50개의 IDC 중 약 95% 이상은 상업용 센터로, 신규 투자액은 17조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KDCEA의 전망에 따르면, 2027년 예상되는 상업용 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경우 부산(10.5%)을 비롯해 약 12%에 그칠 전망이다.

전기 외에 통신망 등 IDC 관련 인프라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외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낙후된 통신망과 전용선 이용요금이 IDC 사업자와 센터 이용 고객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통신 인프라 확충과 지원방안이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인력 수급도 기업들에 부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DC 지역분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IDC 사업자뿐 아니라 고객사인 클라우드 기업 등의 지역분산과 인력 양성 방안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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