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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못 놓는 K-게임사… 왜?

김영욱 기자   wook95@
입력 2024-01-15 15:44

해외보다 규모 작은 콘솔시장
비싼 개발비에 모바일과 병행
중소업체, 수집형RPG로 수익


`확률형 아이템` 못 놓는 K-게임사… 왜?
아이클리아트 제공

확률형 아이템과 모바일 게임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고 있음에도 게임업계가 확률형 아이템에서 손을 못 떼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을 주 수익모델로 삼는 모바일 게임이 실적과 성장에 중요한 축을 이루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에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산업 침체기를 이겨내고 글로벌 시장 도전을 위한 콘솔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모바일게임 표준약관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모바일게임 표준약관은 게임사가 서비스 중단 30일 전 소비자에 개별 통지해야 하며, 사용 기간이 남은 유료 아이템을 그에 상응하는 가격에 환불해줘야 하는 게 골자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지면서 게임업계는 수익모델과 플랫폼을 다변화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실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속사정이 있다.

콘솔이나 패키지 장르 게임의 경우 클라우드 등의 기술이 발전했지만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개발사들이 수십년간 해왔던 터라 국내 기업들은 후발주자에 가깝다. 그렇다 보니 해외 게임사에 비해 개발 역량과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노하우 등이 부족하다. 또한 모바일을 중심으로 산업 규모가 커지다 보니 콘솔이나 패키지 게임 개발 경험이 있는 개발자가 해외와 비교해 없다시피하다.

속도감 있게 실적과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모바일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 등 수익 모델을 겸비해서 벌어들이는 것이 콘솔 게임을 판매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콘솔 게임의 경우 가격 인상에 대해 이용자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적정 가격을 매기는 것도 일인데 아이템을 소비하는 것은 게임 구매보다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게임사들은 어느 한쪽을 취하고 한쪽을 버리기보다는 양쪽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 '더 파이널스'를 성공시킨 넥슨도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중국서비스', 'FC온라인', '블루 아카이브' 등 인기작의 지속적인 흥행과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통해 수익을 냈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2023년 연간 매출 4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관측된다. 엔씨소프트는 '배틀크러쉬', 'LLL', '프로젝트 BSS'와 '프로젝트 스카이라인' '아이온2'를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넷마블도 다수의 모바일 게임과 함께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을 준비하고 있다.

중소 이하 규모 개발사들은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바일 게임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콘솔 게임을 개발하려면 많은 비용이 드는데 '내실 다지기'와 '체질 개선'이 필요할 만큼 업황이 침체기인 상황에서 서비스 흥행에 실패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은 그동안 사업을 해온 분야여서, 잘하는 걸 더욱 잘하자는 취지로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이 올해 수집형RPG(역할수행게임)를 어느 때보다 많이 내놓을 전망이다. 수집형 RPG는 이용자가 원하는 캐릭터를 뽑는 방식이 핵심으로, 확률형 아이템이 주 수익모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콘솔 시장은 국내 게임사가 성공한 사례가 아직 드물고 기술력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도전하려면 자본력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며 "안해본 분야에 도전해서 실패하더라도 게임사가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한데 우리가 그동안 잘해온 모바일 게임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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