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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vs 결혼... 목소리 톤에서 결정됐다

이준기 기자   bongchu@
입력 2024-02-11 11:54
연애 vs 결혼... 목소리 톤에서 결정됐다
이미지=픽사베이 /CC0 퍼블릭 도메인

이성과 장기적인 관계를 원하거나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싶다면 목소리 톤부터 낮추는 게 좋겠다.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의 소유자가 높은 톤의 사람들보다 이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남성의 목소리 톤이 낮을수록 다른 남성들 사이에서 더 강력하고 권위 있게 들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만 여성의 경우 고음의 소유자가 단기적 관계에서는 더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과학매체 Phys.org에 따르면 데이비드 퍼츠(David Puts)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인류학 교수를 비롯한 공동 연구진은 사람들 간의 음성 의사소통에서 목소리의 높낮이가 이성관계와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세계 22개국 3100명 이상의 참가자에게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준 후 어떤 목소리가 더 매력적이고 유혹적이고 강력하고 권위 있게 들리는지에 대해 답하도록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같은 문장을 반복적으로 말하는 두 명의 남성과 두 명의 여성의 음성을 녹음했다. 그런 후 성별에 따른 평균 피치와 각 목소리의 고음과 저음 버전 등 총 12개의 녹음본으로 편집한 후 남성-남성, 여성-여성 쌍으로 나누어 녹음본을 제작했다.

연구원들은 조사에 참여한 이들에게 결혼 같은 장기적인 관계를 원할 경우 어떤 목소리를 선호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여성과 남성 모두 저음의 목소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남성의 음성 톤이 낮을수록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더 강인하게 들리고, 나이 든 남성들 사이에서는 더 권위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애 vs 결혼... 목소리 톤에서 결정됐다
연구진이 지역별로 수집한 남녀 목소리 규모. <자료: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

목소리가 주는 강인함, 권위에 대한 인식은 집단 구성원들이 낯선 사람들과 더 자주 상호작용하는 관계적 이동성이 높고 폭력성이 강한 사회일수록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사회의 폭력성을 보는 지표로는 살인율을 봤다.

남성은 종종 배우자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폭력의 위협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덩치가 더 커 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이 이기는 경향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남성의 성적 특성은 상체 근육량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짝짓기 기회를 얻기 위해 수컷이 무력을 사용하거나 힘으로 위협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처럼 보인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낮은 목소리 피치가 사람을 더 크고 위협적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것.



퍼츠 교수는 "여러 문화권의 참가자들이 남성의 목소리가 낮을수록 강대함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는다고 인식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특성이 우리 조상들에게도 부여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효과를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 등장하는 악역 캐릭터인 다스 베이더의 목소리와 비교했다. 더 클수록 낮은 주파수를 생성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더 위협적으로 인식된다는 것. 퍼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남성 조상들이 낯선 경쟁자들과 자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진화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남성이 단기적인 관계에서는 고음의 여성에게 더 끌린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여성들도 높은 목소리 톤이 남성에게 더 유혹적으로 다가간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퍼츠 교수는 "목소리와 같은 여성의 2차 성징은 서로를 신체적으로 위협하기보다는 배우자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낯선 이들을 만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관계의 이동성이 낮은 사회에서 여성들은 경쟁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에 대해 보다 민감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바람둥이에 대한 일종의 경계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퍼츠 교수는 "사람의 목소리 높낮이에 대한 관심의 정도는 사회에 따라 다르다. 다양한 사회 문화적 변수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계적 이동성이 높고 경쟁자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가 적은 사회일수록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목소리 높낮이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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