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 "우린 히포크라테스 선서한 의사들" 집단행동 중단·대화 호소
정부엔 "의대 (입학)정원 2000명 갑자기 늘리면 교육·수련과 입시 모두 문제"
필수 '내·외·산·소' 수가 해결, 의료인 형사책임 완화 등 전제 로드맵 마련 촉구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의사이자 정치인으로서 두고만 볼 수 없다"며 "먼저 의료계에 호소한다. 우리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의사들이다. 어떤 경우에도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해선 안 된다"면서 전공의 집단행동 중단을 요청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의료계의 심각한 문제인 필수의료인과 의사 과학자 양성 및 지방의료 강화 방안을 내놓음과 동시에, 필요한 의료 인력의 확대 규모를 정교하게 제시해야 한다"며 "의대 정원은 20년 가까이 동결돼 있었고 필수의료 지원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지방 의료는 쪼그라들었다"고 했다.
야당을 겨눠서도 "할 일을 (문재인 정부에서) 다음 정부로 떠넘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의대 정원 확대를 무턱대고 비판할 자격은 없다"고 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의료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만큼 정원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게 답"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의대 정원을 2000명 갑자기 늘리는 건 의과대학들의 인프라, 교육·수련의 질 담보 가능성, 유·청소년 교육 및 입시제도 영향, 이공계 인재 반수와 재수 등을 고려할 때 간단치 않다"며 "정부와 의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료개혁의 실질적 준비와 함께 의대 증원 로드맵 합의를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이 로드맵엔 4가지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첫째,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의사 절대부족으로 대표되는, 의료 수가 문제의 개선이 포함돼야 한다"며 "둘째, 이미 황폐화된 지방 의료현장의 붕괴를 막는 획기적 지원 및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셋째로 "의료인에 대한 과도한 법적 책임, 특히 형사책임을 덜어주는 내용이 꼭 있어야 한다"고 했다. 넷째로 "4차 산업혁명시대 '의사 과학자' 양성은 과학기술 백년대계를 위해 매우 긴요하다. 구체적인 양성방안이 담겨야 한다"며 "정부는 강압적인 수단만으로 전공의들을 굴복시키려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안 의원은 "강경대응만으론 강대강 충돌에 따른 국민의 희생을 막기 어렵고, 의료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도 어렵다"며 "지금이라도 의사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의사협회 등 의료인들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대승적 결단으로 집단행동을 멈추라"고 충고했다.
그는 "국민이 피해자가 되면 그 목소리는 국민들께 닿을 수 없게 된다"며 "강대강의 충돌로 국민을 피해자로 만드는 의료대란만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지금 불안해하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듣고, 하루 속히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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