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정책포럼서 강연…"샤이보수, 세대별 투표율이 변수"
"야당 1당 될 경우, 이재명 대표 책임론 직면, 친문 대반격 시작될 수도"
김형준 배제대 석좌교수는 5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유일호)이 개최한 세미나에 '22대총선 전망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번 총선을 이같이 전망했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에서 계량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선거는 과학이다'라는 말을 국내서 처음으로 사용하며 그동안 치러진 대선과 총선에서 놀라운 예측력을 발휘한 의회와 선거 전문 학자다.
김 교수는 "국민의힘에서 이번 총선을 한동훈 vs 이재명의 구도로 가려했으나 출국금지된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대사임명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이른바 '언론인 회칼테러 발언' 의-정갈등 등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전면에 등장하면서 결국 정권심판론의 구도 성격이 강해지고 여권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박빙의 차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투표 이틀전, 하루전에도 상당한 부동표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만약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의-정 갈등을 풀어내는 '한동훈식 6.29선언'을 내 놓을 경우 여권은 막판 반전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번 총선에 대해 △대통령국정지지도 △정당지지도 △국회의원 선거결과 기대 △정당지도자 역할 평가 △경제전망 △정당공천평가 △제3지대 정당영향평가력 등 7대 민심지표를 들어 전망했다.
김 교수는 7대 지표 가운데 △정당지도자역할과 △정당공천 평가에서만 여당에 유리하고 △정당지지도의 경우 중립, 나머지 4개 항목에선 야당에 유리하가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결과는 불과 한 달전에 비해 뒤바뀐 것으로 여권은 아직 확실히 반전의 승기를 잡지 못한 상태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난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힐러리를 이길 것으로 보는 여론조사가 거의 없었는데도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길 주저하는 샤이 보수층의 존재 때문이었다"며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이런 샤이 보수층의 존재가 돌발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이종섭 대사임명, 황상무 테러발언, 의정갈등 등으로 정권심판론이 재등장하면서 샤이보수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세대간 투표율도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봤다. "4-50대투표율이 높을 경우 야당에, 6-70대 투표율이 높을 경우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총선이후 정국을 다양한 시나리오로 전망했다. 그는 "집권당의 과반승리일 경우 교육, 연금, 노동개혁이 탄력을 받고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로 급전환되면서 세대교체가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집권당이 1당 승리할 경우 집권 3년차 증후군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권력의 구심력과 원심력이 맞서는 시기로 측근 비리나 권력형 게이트, 당정갈등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야당이 과반승리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분권과 협치에 입각한 공동정부를 만들어야 할 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마지막 야당의 1당 승일 경우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세력의 대 반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봤다. 이재명 대표는 사법리스크 등으로 지도부 사퇴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레이건 대통령은 집권 8년 동안 여소야대의 정국에서도 안정적 정국을 이끌어 퇴임직전 지지율이 높았던 위대한 소통가였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총선을 계기로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소통과 타협의 정치를 추구하길 원하는 국민의 바람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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