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3사, 총 자산 100조 돌파
디지털 강점 내세워 변화 선도
4대 금융, 경쟁력 확보에 사활
구조적 변화 통한 新성장 행보
인터넷은행들이 전통 은행들을 위협하는 '메기'로 급성장하고 있다. 4대 금융그룹( 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인터넷은행들의 도전과 급성장세가 향후 성장과 수익 창출의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회장들이 직접 총대를 메고 디지털 금융 강화를 독려하고 있다.
7일 디지털타임스가 4대 금융그룹의 2023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금융산업 다변화로 인한 경쟁 범위 확대 등 은행산업의 구조 개편과 이자 수익 창출 기회 감소 등에 따라 업권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케이·카카오·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총 자산은 100조를 넘어섰다. 1년 새 22조원 가량 늘었다.
인터넷은행들은 영업점 없이 운영되는 특성 상 간편함 등을 무기로 내세우며 그동안 주로 시중은행을 이용했던 중장년층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2300만명을 넘어섰다. 케이뱅크는 1000만 고객을, 토스뱅크는 983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상품들을 속속 내놓으며 시장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1월 토스뱅크가 은행권 최초로 '평생 무료 환전'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관련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전 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우대와 해외결제 및 해외 ATM인출 수수료 면제를 연회비 없이 제공하는 '신한 쏠트래블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전통 금융사들은 디지털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등으로 은행 간 치열해진 경쟁에 적극 대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중단 등으로 인한 비이자이익 확대 과제를 떠안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에도 더욱 힘을 줄 전망이다.
KB금융은 사업보고서에서 "전통금융기관으로서의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가치와 업의 본질에 집중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갖춘 미래지향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양종희 회장도 중장기 전략으로 디지털을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양 회장은 지난달 22일 주주총회에서 "금융회사에 대한 사회와 고객 요구는 다양해지고 기술 발달로 금융산업은 구조적 변화를 겪는 등 도전적 환경에 맞닥뜨렸다"면서 "흔들림 없는 강자로 지나가기 위해선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넘버 원 디지털금융이라는 중장기 지향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보고서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계획을 밝힌 신한금융 역시 디지털 부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옥동 회장은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 중 유일하게 올해 초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 신한금융의 주요 5개 그룹사의 핵심 기능을 한 데 모은 '신한 슈퍼쏠(SOL)'을 선보이는가 하면 이를 위한 전담 부서도 신설했다. 지난 2월 열었던 'AD(AI·Data) 캔미팅' 등과 같이 임직원들과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논의의 장도 지속해서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업보고서에서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영역 확대 등을 올해 사업 전략으로 내세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수장들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디지털 경쟁력 제고'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최근 '하나금융 AI윤리강령'을 선포하는 등 AI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함영주 회장은 지난해 그룹 디지털 부문 산하에서 AI 기술 내재화를 위해 운영되던 TF를 정규 부서화하고 데이터본부의 조직을 AI 데이터 본부로 확대 개편한 데 이어 그룹의 하나 DxP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데이터 핵심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 등 디지털 신기술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지난 5일 국내 최초로 생성형 AI 기반 금융상담을 제공하는 'AI 뱅커 서비스'를 오픈했다. 임 회장은 또 그룹 IT 운영방식을 기존의 위탁 방식에서 직접 수행 방식으로 전환하는 'IT 거버넌스 개편'에 나서며 하반기 출시 예정인 슈퍼 앱 '뉴원(New WON)' 완성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디지털타임스 DB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