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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칼럼] 윤 대통령의 플랜 B는 무엇인가

   
입력 2024-04-08 19:01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칼럼] 윤 대통령의 플랜 B는 무엇인가
총선 후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정치적 선택지들 앞에 서고 무엇을 택할까? 대통령의 고민은 총선 결과가 결정한다. 여대야소인지 아니면 여소야대인지가 출발점이다. 전자는 행복한 고민(?)이겠지만 후자라면 대통령은 원치 않는 선택을 강요당할 수 있다.


여대야소는 국민의힘에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여소야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물론 여대야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박빙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하는 행운이 따른다면 여당의 단독과반도 가능하다. 세대별로 정치적 지지가 엇갈리는데 누가 얼마나 지지층을 동원하느냐가 갈림길이다.
여소야대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국민의힘이 원내 1당이지만 범야 의석이 과반을 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이 1당이지만 단독과반에 실패(또는 성공)한 경우다. 전자가 국민의힘에게는 '차선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민주당 1당의 여소야대를 보다 현실적으로 본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단독과반을 막아낸다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 비록 여소야대라도 여당의 원내 1당은 '총선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선거 직전까지 "얼마나 크게 지느냐"를 걱정하던 상황의 반전이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정치적 승리다.

민주당이 단독과반에는 실패했지만 원내 1당을 차지하는 여소야대가 국민의힘에게는 '차차선의 시나리오'다. 이때 원내 2당 국민의힘 의석수가 민주당 의석수에 가까울수록 국민의힘 '차선의 시나리오'에 보다 가까워진다.

국민의힘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민주당 단독과반이면서 범야 200+ 의석이다. 국민의힘에 '차악 시나리오'는 민주당 단독과반이면서 범야 180+ 의석이다. 전자에서는 대통령 거부권의 무력화는 물론이고 탄핵도 가능하고 후자에서는 국회선진화법이 무의미해진다. 두 경우 윤석열 정부 2년의 냉엄한 심판이다.



여대야소든 아니면 국민의힘 1당의 여소야대든 민주당 1당의 여소야대든 승부의 기준은 분명하다. 정당별 의석수다. 민주당과 야권이 몇 석을 얻고 국민의힘이 몇 석을 얻었느냐다. 정당별 의석수와 득표율은 괴리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한 표라도 더 얻은 사람이 당선되는 방식이다. 굳이 과반을 득표하지 않아도 된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 두 명 중 한 사람 정도의 표가 사표가 된 이유다.
4년 전 총선에서도 양당 간 전국단위 지역구 득표율의 8.46% 포인트 차이가 양당 의석수로는 '163석 vs. 84석' 거의 더블 스코어였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로 득표율 차와 의석수 차이는 별개다. 지난 선거에서 수도권은 '103석 vs. 16석'이었다. 정당별 의석수와 득표율의 괴리현상은 선거결과 이면의 정치적 양극화를 의미한다. 여소야대든 여대야소든 이번 총선 또한 정치적 양극화의 확인이다.

이번 총선에서 양당 중심의 정치적 양극화는 더 악화된 양상이다. 254개 지역구에 총 699명의 후보가 출마하여 지역구 평균 2.75명의 후보가 경쟁 하고, 여야 양자대결 지역구가 거의 절반에 가깝다. 정치적 양극화는 한국 정치의 가장 고질적 문제다. 거대양당 진영 중심의 양극화된 정치는 국회를 '같은 하늘 아래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장으로 만들었다. 정치엘리트의 이념적 양극화는 시민들의 정서적 양극화로 확산되었다.

여대야소든 여소야대든 총선 후 윤 대통령의 정치적 존재감과 무게는 축소되거나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굳이 구별하면 정치적 무력화의 같은 결과가 좀 더 우아한 방법으로 오느냐 아니면 좀 더 거친 방식으로 나타나느냐의 차이뿐이다.

당장 총선 후 정치복원의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출발은 '원내 1당 또는 원내교섭단체 중심의 총리 추천'이다. 윤 대통령에게 가장 좋은 것은 여소야대라도 국민의힘이 원내 1당이 된 경우겠지만 민주당 1당의 여소야대에서도 교섭단체 중심의 국회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무(無)당적 대통령은 국회가 추천한 총리 중심의 국정운영이라는 새로운 한국 정치의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다. '윤석열 권력과 정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에 어떤 흔적과 기여를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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