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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금투세 폐지·법인세제 앞 `192석의 벽`

최상현 기자   hyun@
입력 2024-04-11 15:22
여당이 총선에 참패하면서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민생 법안과 국정과제들이 모두 '올스톱' 위기에 몰렸다. 다수의 세법 개정사안이 포함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부터 앙꼬 없는 찐빵 신세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노동개혁과 대형마트 규제를 푸는 유통산업발전법, 고준위 특별법 등에 이르기까지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차지한 의석은 108석으로 21대 국회(114석)보다 6석이 줄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권은 192석을 차지하며 세를 불렸다.
범야권의 192석은 그야말로 국정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숫자다.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이 동의하면 상정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단독으로 강행할 수 있고, 특검법 의결과 국무총리·장관 탄핵도 야권 의석만으로 처리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200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여권에서 반대표가 8개만 나오면 그마저도 뚫을 수 있다. 사실상 개헌 말고는 다 할 수 있다.

당장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은 좀처럼 힘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주식시장 부양을 위해 약속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배당을 확대하거나 자사주 소각을 늘린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배당 세액공제 제도'도 야당이 거부하면 실행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가 오랫동안 공들여 온 '재정준칙 법제화'나 상속세 개편 등도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막고, 의무휴업일을 반드시 갖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도 풀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알리·테무의 저가공세를 막고 국내 전자 상거래 업체가 겪고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도 유통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유연화'도 근로기준법 등 개정이 필요하다. 노동시장 활력을 더해 기업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취지에서 추진해왔지만, 오히려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노란봉투법'을 야당이 재추진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원전에 임시로 적치된 사용후핵연료는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지만, 그 처리부지를 선정하기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등에 관한 특별법'도 무산 위기에 놓였다. 2030년부터 임시 저장시설이 포화되고, 지금 부지를 선정해도 실제 건립까지 30년이 걸린다. 하지만 친원전·탈원전 정치 갈등의 희생양이 돼 지난 본회의에서도 계류됐다.

그동안 국회 문턱이 닳도록 법안 설득에 주력했던 관료들은 허탈감과 막막함을 호소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남은 국회 기간 동안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겠지만, 솔직히 가능성은 안 보인다"며 "그동안은 '다음 총선이 끝나면 좀 나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버텨왔는데, 이제 그런 기대마저 사라진 게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사실 지난 2년 동안 시행령으로 조치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해서, 남은 건 법안을 개정해야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 대부분"이라며 "원 구성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입법 여건이 더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최상현·이민우기자 hyun@dt.co.kr

[4·10 총선] 금투세 폐지·법인세제 앞 `192석의 벽`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 회의에 참석해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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