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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금융권 부동산 PF 옥석가리기 본격화…금융당국, 인센티브 검토

김경렬 기자   iam10@
입력 2024-04-14 10:59

금융당국, 4월 말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안 공개
“뉴머니보다 재구조화 우선…PF 더 늘려선 안 돼”


전금융권 부동산 PF 옥석가리기 본격화…금융당국, 인센티브 검토
태영건설의 작업자 임금체불 문제로 골조 공정이 중단된 서울 중랑구 상봉동 청년주택 개발사업 건설 현장의 지난 1월 모습. <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3000여곳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사업성 평가기준 개편안 공개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번 개편안은 사업장 '옥석 가리기'의 기준이 된다. 경·공매로 부실자산 정리가 빨라지면 금융당국은 전금융권에 인센티브를 도입할 예정이다. 인센티브 지급 방식은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업성이 최우선" 금융당국, 전금융권 면담…인센티브 '만지작'
금융당국은 지난주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한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보험업권, 증권업권, 저축은행업권 등 금융권별 개별 면담·간담회를 진행했다. 은행이나 보험업권은 "신규자금(뉴머니) 투입을 위해서는 사업성이 최우선"이라며 "사업성이 있지만, 손실이 날 수도 있는 '그레이존'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 건전성 분류와 이후 사업이 잘못됐을 경우 책임도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은 이미 사업성이 좋은 데는 지금도 들어가고 있다"면서 "일단 사업성이 가장 중요하고, 평가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성이 좋지 않은 데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정책금융기관의 보증 등이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면서 "그레이존에 신규 자금을 투입했는데 손실이 났을 경우 제재를 하지 않는 등의 인센티브의 필요성도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논의되는 인센티브 지급 방안은 다양하다. 신규 자금 투입에 대한 건전성 분류 상향조정, 검사 완화, 유예 등이 거론된다. 특히 증권사나 저축은행들은 경·공매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신규 자금 투입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중개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향후 2∼3주간 금융권에서 거론된 인센티브를 검토해 시행 가능성을 따져볼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구조화나 경·공매를 통해 돈이 돌아야 추가적으로 인센티브를 도입한다는 것이지, 인센티브만 갖고 부동산 PF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는 어렵다"면서 "가격 재조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신규자금 투입보다 재구조화 우선해야"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사업성이 있는 사업장에 뉴머니(신규자금)를 투입하기 전에 재구조화가 선행돼야한다"면서 "가격을 조정해 그에 맞춰 가격책정을 다시 해 투자를 요청해야 돈이 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옥석 가리기를 통해 사업장에 돈이 돌아야 한다"면서 "지금 시장 분위기에서 금융권 PF 대출 규모를 늘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신규자금 지원을 위해서는 고인 물 쪽을 정리해 새로 지원할 여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작년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 지난 2022년 말보다 5조3000억원 늘었다. 금융업권별 부동산 PF 대출 잔액을 살펴보면, 은행은 46조1000억원, 보험은 42조원,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캐피탈사)는 25조8000억원, 저축은행은 9조6000억원, 증권은 7조8000억원, 상호금융은 4조4000억원 순이다.


이르면 이달 말 금융당국이 발표할 '사업성 평가 기준'을 통해 세분화 기준이 마련되면 부동산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도 빨라질 전망이다. 현행 사업성 평가는 '양호(자산건전성 분류상 정상)-보통(요주의)-악화우려(고정이하)' 등 3단계다. 이를 '양호-보통-악화우려-회수의문' 등 4단계로 구분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중 악화 우려나 회수의문 사업장에 대해 경·공매 등 부실 정리 또는 사업 재구조화 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신평사 "2금융권 부동산 PF 예상 손실 최대 13.8조원"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증권사와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부동산 PF 예상 손실 규모가 최대 13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적립한 대손충당금 5조원을 제외하면 최대 8조7000억원의 추가 충당금이 필요한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25개 증권사(나신평 평가 대상)의 지난해 말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26조3000억원 중 부동산 경기하강 시나리오별 분석 결과 최소 3조1000억원에서 최대 4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미 적립한 대손충당금·준비금 규모 2억원을 감안하면 부동산 경기 하강 시나리오에 따라 최소 1조1000억원에서 최대 1조9000억원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나신평은 증권사가 보유한 국내 PF 익스포저 중 엑시트 분양률을 달성한 본PF 사업장을 제외하고 토지와 건물 경매를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작년보다 경락가율(경매 물건의 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율)이 저하될 가능성을 반영, 경락가율이 작년 평균치의 하위 40%를 유지하는 안을 시나리오 1안, 하위 30% 유지를 2안, 하위 25% 유지를 3안으로 내놨다.

나신평은 같은 시나리오에 따라 국내 26개 캐피탈사(나신평 평가 대상)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브릿지론성 토지담보대출 포함) 27조원 중 2조4000억∼5조원의 손실 발생도 가능하다고 봤다.

세부적으로 브릿지론 9조6000억원 중 17∼35%(1조6000억∼3조4000억원), 본PF 17조4000억원 중 4∼9%(7000억∼1조6000억원)의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나신평은 이어 국내 16개 저축은행(나신평 평가 대상)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7조7000억원 중 11.4∼20.8%(9000억∼1조6000억원)의 부실화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저축은행업권 전체로는 2조6000억∼4조8000억원의 부실화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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