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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민희진 유튜브 회견과 방심위 규제

   
입력 2024-04-28 18:53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민희진 유튜브 회견과 방심위 규제
지난 주말 세간의 화제는 단연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이었다. 어도어는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이다. 민 대표는 지난 26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2시간 여동안 자신에 대한 배임행위 주장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 과정에서 민 대표의 비속어와 욕설이 여과없이 전달되었다.


민 대표 입장에서 욕설과 비속어는 감정의 변화를 드러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장치였다. 언론에서는 이를 보도하면서 "XX" 등으로 순화시켜 전달했지만 이미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뒤였다.
유튜브가 없었다면 민씨의 인터뷰는 주류언론의 게이트키핑 과정을 거쳐 제한적으로 전달되었을 것이다. 비속어, 욕설 등이 그대로 방송된다면 해당 방송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제재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날 민희진 대표의 발언 및 이에 대한 유튜브 중계에 대해 제재를 하기란 쉽지 않다. 유튜브에는 이보다 더 심한 욕설이 매일 제작, 방송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TV 뉴스 소비 패턴이 인터넷, 모바일, 유튜브 중심으로 크게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TV 뉴스에 대한 공정성 규제 역시 변화될 필요가 있다. 방심위와 MBC의 지속되는 최근 갈등은 TV 뉴스 공정성 및 정치편향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을 요구한다.

방심위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MBC 뉴스에 대해서 2024년에만 관계자 징계 8건, 경고 6건 등 총 20건의 법정제재를 내렸다. 4개월 동안 이렇게 제재가 많은 것은 한마디로 방심위와 MBC가 정치적 공정성에 대해서 각기 다른 접근을 하기 때문이다.

먼저 방심위 위원 구성은 정치보도의 공정성을 해석,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방심위는 대통령 추천 3인, 여당 추천 3인, 야당 추천 3인으로 구성된다. MBC는 '여권 우위의 방심위 구도'에서 오는 불이익이라고 주장하지만, 방심위는 결국 여당 중심으로 구성되어 왔다. 문재인 정부 방심위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윤석열 정부 방심위에서는 달리 해석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심의대상 선정 과정에서 편향성도 존재한다. 누군가의 민원 제기를 바탕으로 방송심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정치 보도에 대한 민원 제기자는 결국 정치권 주변인과 관련 시민단체, 보도에 불편함을 느낀 시민이 된다. 해당 민원은 지지 정당 및 인물에 대해서 언론이 적대적으로 보도한다는 내용을 담게 된다.



반면 지지 정당 및 인물에 대한 긍정적 보도라면 민원은 제기되지 않는다. 정치적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참을성'이 줄어든 데다 위기감을 느낀 보수 진영에서 민원을 적극 제기한 측면도 존재한다.


방심위가 규정하는 정치 보도의 공정성이 다매체라는 시대적 상황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중심의 매체환경임에도 현 방심위 규정은 과거 지상파 3사 중심 시대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편향에 대해서 무제한 자유가 보장되는 유튜브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국민들 역시 다양한 정치적 시각에 따른 뉴스를 원한다는 방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지상파 방송이라도 국민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와 사기업처럼 운영되는 MBC, SBS에는 다른 공정성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 종편방송에 대해서는 지상파 방송보다 공정성 잣대의 폭이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 개별 언론사가 갖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는 상업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MBC는 편파성 논란을 스스로 키우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볼 필요도 있다. MBC로서는 오는 8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개편과 오는 12월 재허가 심사 등을 앞두고 있다. 방심위로부터 법정제재를 많이 받으면 재허가 심사에서 불리해지만 MBC 입장에서는 방심위 편파성 논란으로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측면도 있다. 더구나 4·10 총선에서 야당 승리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야당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방심위 활동과 역할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역할마저 없다면, 통제되지 않는 더 극한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이 현재처럼 방심위 결정에 대해서 일단 불복하고 행정법원으로 달려가는 것은 언론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 기관 결정을 사법부에 종속시키고 언론 스스로 자율성을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치적 보도에 대한 방심위의 공정성 잣대가 조금 더 유연해지고, 언론사 역시 방심위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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