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다이어트 식품 `율무`

입력 2024-05-15 18:15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

노출의 계절이 다가 오고 있다. 백세시대 음식보감을 쓰다 보니 가끔 주위 사람들로부터 "살을 빼려면 무엇을 먹어야 하나?"는 질문을 받는다. 당연히 저칼로리 식품 위주의 식사에다가 적절한 운동이 우선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람이 쌀을 비롯한 칼로리가 높은 탄수화물을 절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다양한 잡곡과 아울러 율무를 밥에 넣어 먹는 것이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된다.

율무는 벼와 같은 과에 속하며, 한약 명으로 '의이인'(薏苡仁)이라고도 불린다. 한방에서는 비위(脾胃)와 폐(肺)를 건강하게 하며, 몸의 열을 내리고, 염증을 없애고, 풍(風)과 습한 기운을 없애준다.
율무는 죽, 떡, 엿, 과자 등의 원료로 쓰여왔고, 최근에는 율무차나 율무수프 등 여러 건강식품의 재료로도 쓰이고 있다. 율무는 당질 64.9%, 단백질 15.1%, 지질 6.4%, 섬유소 2.8%, 회분 2.0%, 수분 8.8%로 구성돼 있다. 여타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과 지질 및 칼슘 함량이 높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율무는 해열· 진정· 진통 및 항암작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것으로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중국의 역사서인 후한서(後漢書)에 '말에게 율무를 먹이니 빨리 달리고 풍토병을 이겨냈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의 풍토병은 대부분 말라리아를 뜻하며, 이런 유형의 감염성 질병에 효과적인 저항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피부에 평평하게 자리 잡는 물 사마귀는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물 사마귀를 제거하는 항종양 작용과 아울러 면역증강 작용이 있어 옛부터 율무가 사마귀를 제거하는 약으로 취급 돼왔다.

아울러 장염으로 인한 설사나 충수 돌기염(맹장염), 여성의 캔디다 증이나 임질 등의 비뇨기계통의 감염, 그리고 반복성 피부감염, 잦은 호흡기 감염 환자들에게 율무가 상당한 염증억제 효과를 나타내었다.

특히 식품 중에 현미나 수수, 기장, 조 등의 곡류도 암 예방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지만, 쌀이나 보리, 밀, 율무를 이용한 실험에서 율무가 쌀, 보리, 밀에 비해 인체 결장암세포 및 골육암세포에 대해서 2~20배에 달하는 강한 항암효과를 나타내었다. 진통 작용이 있어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신경통 환자에게도 권유한다. 율무를 불려 두었다가 밥을 지어 먹으면 암 예방에 좋다. 빻아서 죽을 끓여 먹으면 더 낫다. 율무죽의 맛이 덤덤하므로 약간의 소금으로 맛을 내야 한다.

다이어트에 율무가 효과적인 이유는 수분대사를 촉진해 몸에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할 뿐 아니라 우리 몸의 노폐물인 담의 축적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신진대사를 좋게 해 칼로리 소비를 높이는 작용도 있다. 율무는 흔히 말하는 '물살형 비만'에 적합한 약재이다. 튼튼하게 보이는 '근육형 비만'에는 효과가 없다. 또 쌀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이뇨 작용을 돕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의 식이요법에 사용되기도 한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평소에 율무차를 만들어 마시면 좋다. 깨끗하게 씻어 말린 율무를 살짝 볶아 고운 분말로 만든 후, 적당량을 6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신다. 너무 뜨거운 물에 타면 죽이 되어 먹기가 어렵다. 식사 전에 복용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피도 맑아지는 효과도 있다. 이때 많이 볶으면 설사를 멈추게 하기도 하므로 변비환자는 복용에 조심해야 한다. 염증 제거나 다이어트의 목적에는 생 율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 율무가 폐의 열을 내리므로 열로 인한 피부의 염증을 막아준다. 예부터 율무는 여성의 약이라 불리울 정도로 아름다운 피부를 가꾸는 데에 효과가 탁월하다.

율무로 만든 화장수나 율무가루 팩을 이용하면 피부가 정화되어 맑아진다고 한다. 특히 여드름 같은 염증성 피부질환에 좋다. 율무는 멜라닌 색소가 피부에 침착하는 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기미가 줄어 피부가 깨끗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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