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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 암캐입니다"…伊총리 앙갚음에 굳어버린 주지사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24-05-29 06:59
"제가 그 암캐입니다"…伊총리 앙갚음에 굳어버린 주지사
데 루카 주지사 노려보는 멜로니(오른쪽)총리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데 루카 주지사님, (제가) 그 암캐 멜로니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남부 도시 카이바노에서 열린 스포츠 센터 개관식에서 빈첸초 데 루카 캄파니아 주지사에게 악수를 청하며 이같이 말했다.
당황한 데 루카 주지사는 굳은 표정으로 "어서 오세요. 저는 건강합니다"라고 답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 2월 16일 데 루카 주지사가 하원의사당 밖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멜로니 총리를 "암캐(stronza·영어로는 bitch)"라고 부른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PD) 출신인 그는 당시 지방정부에 더 많은 재정 운용 권한을 부여하는 지방자치법에 반대한다는 뜻을 정부에 전달하고 지방 교부금 확대를 요청하기 위해 캄파니아주의 여러 시장과 함께 로마를 방문 중이었다.

이탈리아에서 부유한 북부 지역은 자신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 '게으른 남부'의 복지 예산으로 사용된다며 자치권 확대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재정 자립도가 낮은 남부 지역은 주민들이 더 열악한 공공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멜로니 총리는 바쁜 일정을 이유로 면담 요청을 거부한 뒤 "시위할 시간에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라"고 말했다. 이에 데 루카 주지사는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돈이 있어야 일을 하지. 너나 일해라. 이 암캐야"라고 막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카이바노를 찾아 자신을 기다리던 데 루카 주지사에게 그 말을 고스란히 되돌려줬다.

이와 관련해 "멜로니 총리가 데 루카 주지사를 얼어붙게 했다. 멜로니 총리에게 '올해의 뒤끝상'을 줘야 한다"며 현지 온라인매체 '팬 페이지'는 멜로니 총리를 비꼬았다. 전국 일간지 일 솔레24 오레도 "멜로니 총리가 데 루카 주지사에게 복수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인 멜로니가 이끄는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두 사람이 만나는 영상을 올린 뒤 "조르자가 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쳐주네요"라고 적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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