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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구매순위 조작·셀프리뷰… 쿠팡, 1400억원 과징금 철퇴

최상현 기자   hyun@
입력 2024-06-13 12:00
'로켓배송' 상품과 PB(자체 브랜드) 상품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검색순위를 조작하고 임직원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구매후기를 작성한 쿠팡이 최소 1400억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유통업계 사상 최대 과징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과 PB상품 납품 자회사 CPLB를 검찰에 고발했다. 쿠팡은 법적 대응방침을 밝혔다.


공정위는 13일 쿠팡과 CPLB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이같은 제재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과징금 산정 기간은 지난해 7월까지로, 이후 최근까지 낸 매출에 대한 과징금이 더해지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쿠팡은 직매입·PB 상품이 검색순위 상위에 노출되도록 인위적인 조작을 했고, 이로 인해 소비자가 이들 제품이 더 우수한 것으로 오인해 구매하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검색순위는 매출과 직결된다. 소비자는 검색순위 앞단에 노출된 상품을 먼저 인지하고, 품질과 가격 면에서 우수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나 배달의민족 등 여타 플랫폼도 검색순위 상위노출 광고를 핵심적인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쿠팡은 2019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프로덕트 프로모션·SGP·콜드스타트 프레임워크 등 3가지 알고리즘을 이용해 중개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4250개의 자기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했다. 검색순위 상위 20위 내에 16개가량을 PB 상품으로 채웠고, 이를 통해 고객당 총매출액이 76% 늘어나는 등의 이득을 취했다.

이렇다보니쿠팡에서 중개상품을 팔아온 21만개의 입점업체는 검색순위 상위에 올라가기 어려워졌다. 입점업체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작년에는 계속 1~3위 상품이었는데 (이제는) 수십 페이지를 넘어가도 검색되지 않는다"며 "광고 효과도 없는 것 같다"는 등의 불만이 이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해 자기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구매후기를 작성하고 높은 별점을 부여한 행위도 제재했다. 쿠팡은 2019년 2월부터 2297명의 임직원이 최소 7342개의 PB 상품에 7만2614개의 후기를 작성하고, 평균 4.8점의 별점을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시 초기 인지도가 전무했던 PB 상품은 일반 소비자로부터 자발적인 후기를 받기 어려웠는데, 이에 전사적 차원에서 임직원 후기를 쏟아낸 것이다.


입점업체가 이같은 구매후기 조작 행위를 했다면 쿠팡에서 바로 퇴출될 수 있다. 쿠팡은 입점업체에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 상 구매후기는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고려요소"라며 "후기 조작행위는 구매자가 상품의 품질과 성능을 오인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공지해왔다.

이처럼 쿠팡이 자기 상품 밀어주기를 지속한 결과 2019년 1.7%에 불과했던 PB 상품 거래액 비중은 2022년 5.2%까지 높아졌다. 직매입 상품 비중도 같은 기간 57.8%에서 65.0%로 늘었는데, 중개상품 비중은 40.5%에서 29.9%로 떨어졌다. 쿠팡의 PB 상품 자회사 CPLB의 당기순이익도 2020년 15억원에서 2023년 1192억원으로 성장했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해외 경쟁당국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노출과 관련한 불공정행위를 적발·제재하는 추세"라며 "아직 다른 국내 플랫폼에서 쿠팡과 같이 구매후기를 조작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혐의를 포착할 시에는 법위반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측은 "쿠팡의 랭킹은 고객들에게 빠르고 품질 높고 저렴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라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최상현·김수연기자 hyun@dt.co.kr



PB 구매순위 조작·셀프리뷰… 쿠팡, 1400억원 과징금 철퇴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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