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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미뤄진 공매도 재개, 제대로 제도 보완해 불법 막아야

   hckang@
입력 2024-06-13 16:18
정부가 이달 말 예정이던 증시 무차입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년 3월 30일까지 연장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매도 금지 기간은 15개월 가까이로 늘게 된다. 그동안 공매도 금지는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위기 등 여러차례 시행됐다. 정부가 공매도를 금지한 이유는 기관투자가들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증시의 공정한 주가 형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공매도 금지 이전 기간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9개 글로벌 투자은행의 2112억원 규모 무차입 공매도 혐의를 발견한 바 있다. 또 개인이 공매도 거래시 기관보다 불리한 조건이어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도 한 원인이 됐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과 함께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와 대주서비스의 상환기간을 늘리고, 대주서비스 담보비율도 기관과 비슷한 수준으로 완화키로 했다. 이와 함께 불법 공매도에 따른 부당이득이 50억원을 넘으면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등 형사처벌과 제재를 대폭 강화하고, 공매도 전산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공매도 전면 금지는 한국 시장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주가 하락을 전망하고 먼저 주식을 빌려판 후 나중에 재매입해 갚는 공매도는 금융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적정한 주가 형성에 도움을 주고 증시 거품을 제거하며, 시장의 유동성을 증가시키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자본시장이 생긴 초창기부터 허용된 투자기법이기도 하다. 한국 시장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포함되지 못하고 1992년 이후 줄곧 신흥국지수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우리 시장의 접근성 등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도 그 하나다. 지난 6월초 한국 시장에 대한 MSC의 연례 시장접근성 점검 결과 공매도 항목은 평가가 한단계 하락했다. 미국 영국 호주 대만 네덜란드 등 세계 주요국은 과도한 주가 하락 방지를 위해 기관들의 공매도를 규제하지 우리처럼 전면 금지하진 않는다.


한국 증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매도와 주가 간 뚜렷한 관계가 없으며, 공매도 금지가 주가 하락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더라도 일시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제대로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 불법을 막는 한편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사설] 또 미뤄진 공매도 재개, 제대로 제도 보완해 불법 막아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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