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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칼럼] 민주당, 법대로 하자고?

   
입력 2024-07-01 18:29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 칼럼] 민주당, 법대로 하자고?
"법대로 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입만 열면 하는 소리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은 원 구성에서부터 국회의 관례가 국회법을 넘을 수는 없다며 외친 것이 '법대로'다. 문제는 그들의 '법대로'는 사실 법에 있지도 않을뿐만 아니라 선택적이라는데 있다.
민주당 소속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의장은 중립적인 자리가 아니다"고 했다. 정말 그런지 '법대로' 따져보자. 국회법 제20조의2(의장의 당적보유 금지)는 국회의원이 국회의장에 당선되면 그 다음 날부터 당적을 이탈하고, 임기가 끝나면 이탈 전 당적으로 복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외에 의장의 중립성을 규정한 조항은 없다.

의장이 되면 굳이 소속 정당을 이탈하도록 한 것은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것이고, 이는 국회 운영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그런데도 우 의장은 공공연히 의장이 중립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법대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회법 어디에도 상임위원장의 배분 원칙을 규정한 것은 없다. 관습법도 법이니 국회법에 규정이 없다면 관행을 따라야 한다. 결국 민주당이 주장한 '법대로'라면 법사위는 국회의장이 속했던 정당이 아닌 정당에서 맡아야 하고, 운영위는 여당이 맡아야 한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숫자의 힘을 믿고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자기들끼리 11개 위원장을 배분하고 독단적으로 의사를 진행했다. 뒤늦게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을 받기로 결정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임위에 출석하자 그들이 없었던 것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운운하며 비웃었다.

국회법 제146조(모욕 등 발언의 금지)는 "의원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고, 제147조(발언방해 등의 금지)는 "의원은 폭력을 행사하거나 회의 중 함부로 발언하거나 소란한 행위를 하여 다른 사람의 발언을 방해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채상병 특검과 의료대란의 증인으로 참석한 국무위원과 증인들을 모욕하고 위협했다. 증인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위원장의 허락을 받고 발언할 수 있지만, 위원장이 참석자들을 윽박지르고 비웃으며, 그들의 인격을 모욕해도 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판례는 언어폭력도 폭력이라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으며, 국회의원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봉사자라는 것도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는 상식 중의 상식이다.

제145조(회의의 질서유지)는 의장이나 위원장은 회의의 질서 유지를 위해 발언을 금지하거나 퇴장시킬 수 있지만 그것은 의원을 대상으로 한 조항이지, 증인이나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한 조항이 아니다. 결국 '법대로'라면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국회법을 정면으로 위반해 증인을 모욕했고 비웃었으며, 불법적으로 퇴장과 반성을 요구하는 '희대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민주당이 '법대로'하자면 이재명 의원의 재판도 법대로 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 의원의 재판에 개입해 어떻게든 그를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민주당의 '법대로'는 어찌 이렇게 선택적인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면 '법대로'를 외치고 불리하면 법을 무시하는 것이 다반사다. 그나마 '법대로 한다'는 국회 운영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법대로'인 것이 하나도 없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제22대 국회가 극단적 여소야대로 구성됐지만 선거 때의 선택을 4년 내내 압도적 지지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선출된 의원은 자신과 소속 정당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다. 그래서 국민의 뜻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여론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것이다.

버럭질과 비아냥거림, 퇴장질을 주도한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똑똑히 기억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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