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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칼럼] 민생 풀려면 경제정책 기조 확 바꿔야

   
입력 2024-07-04 18:33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양준모 칼럼] 민생 풀려면 경제정책 기조 확 바꿔야
정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4월과 5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9%, 2.7%이고, 2022년과 2023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 3.6%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부터 2%대로 안착하는 모습이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야당은 대파를 들고나왔다. 신선식품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로 4월 19.1%, 5월 17.3%, 6월 11.7%로 상승했으나, 생활물가는 4월 3.5%, 5월 3.1%, 6월 2.8%로 2021년 3.2%, 2022년 6.0%, 2023년 3.9%보다 안정적이다. 6월에도 사과(63.1%), 배(139.6%) 등 과일 가격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6월에 사과와 배를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철 과일인 참외는 작년 동월에 비해 13.6%나 떨어졌다.
특정 품목만 가지고 정책을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이다. 하지만, 총선 결과를 보면 사람들이 물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가계부채가 누적된 상황에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디스인플레이션 정책을 사용하는 것을 비판하기는 어렵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이 정책을 채택했지만, 미국에서도 물가 문제가 대선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이 물가상승률을 가지고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높은 물가 수준으로 고통받기 때문이다.

디스인플레이션 정책으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 폭락을 막고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은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어 낸다. 자산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았지만 건설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돈은 시중에 계속 풀리고 있어 금리를 인하해 돈을 풀자고 이야기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정책 당국이 물가를 잡는 데에 시간이 걸림에도 금융안정을 위해 디스인플레이션 정책을 택했지만, 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외부 요인과 정책이 변해야만 한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이고, 반면 수입은 6.5% 감소한 3117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2018년 3111억 달러 흑자 이후 최대를 달성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은 4개월 연속해 증가했고, 특히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인 134억2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경제성장률도 2022년 2.6%, 2023년 1.4%이었지만, 2024년 1분기에는 전기 대비 1.3% 성장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강한 경기 회복세를 보였다. 매우 희망적인 상황의 변화지만 아직 경기가 좋아지는 것을 실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생활형편 CSI는 5월 88에서 6월 90으로 다소 상승했으나, 2월 90에서 떨어졌다가 회복한 수준이고, 경기판단 CSI도 71로 경기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고용률은 4월 63%, 5월 63.5%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실업률은 3%로 개선되지 못했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의 동향은 개선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도 아니다.

문제는 정책이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가시적인 노력이 보이질 않는다. 경제부처는 주가에 관심을 가지고, 자본시장에서 이야기되어 온 밸류업 전략을 정책화하고 있다. 지배주주의 경영권 제한과 펀드 중심의 기업정책으로는 경제가 망가질 뿐이다.

지금 해야 할 정책은 수출 증가로 인한 환율 안정 효과를 누리면서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규제 개혁으로 경제 회복의 동력을 찾아내는 일이다. 가장 큰 동력은 고용 창출이다.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화 개혁이 필요하다. 일부 근로자에게만 유리한 노동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해서 경제의 유연성을 회복해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근로 시간 규제는 풀고, 최저임금은 낮춰야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규제도 풀어야 한다. 고용의 안정성보다는 고용 창출이 더 중요한 시기다.

갈팡질팡하는 에너지 정책도 바로 고쳐 분명한 계획을 밝혀야 한다. 원전 확대에 필요한 조치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에너지와 관련된 각종 가격의 정상화도 필요하다. 정부는 경제를 살리는 구조개혁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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