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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결근 하라는 삼성노조의 `무리수`

장우진 기자   jwj17@
입력 2024-07-10 14:42

모처럼 반도체 수출 호황인데 찬물
마녀사냥식 언급에 노노갈등 우려
조합원 25% 임금인상도 '무리수'
대표교섭노조 기간내 초강수카드


무단결근 하라는 삼성노조의 `무리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지난 8일 삼성 화성사업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전삼도 유튜브 채널 캡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가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오랜만에 훈풍을 탄 반도체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인공지능(AI)발 훈풍이 불면서 반도체는 지난달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의 20%를 담당하는 등 경제 회복을 견인 중이다.


노조는 '파업 근태 보고도 하지 말고, 출근하지 말라'는 내용을 총파업 지침으로 내세우면서, "만약 패배한다면 출근한 사람 때문"이라고 마녀사냥식 언급을 하는 등 '노·노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사전 보고 없는 미출근은 '무단 결근'인 데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까지 적용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노조 집행부가 아닌 일반 직원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파업 자체가 처음에 단 855명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점을 고려했을 때 '소수를 위한 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전삼노는 1차 총파업 3일차인 10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당조 지난 8일부터 3일간 총파업을 단행한 뒤, 11~12일 업무 복귀 후 15일부터 2차파업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지만 계획보다 앞당겼다. 오는 11일부터는 벽보·현수막 등을 내걸고 점심시간을 통해 8인치,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생산 라인 인근에서 파업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손우목 전삼노 노조위원장은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의지가 없음을 확인해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다"며, 사측에 '노동조합 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평균 임금 인상률 3.5%',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전삼노는 전 조합원에게 집행부 지침 전까지 절대 출근 금지, 파업 근태 사전 상신 금지(타결 이후 상신) 등을 지침으로 내렸다.

이 가운데 '근태 사전 상신 금지'의 경우 미리 파업 근태를 보고하면 회사가 대응할 수 있으니, 회사가 파업 규모를 파악할 수 없도록 해 혼돈을 주자는 게 주 목적이다. 집행부는 '출근 후 파업 근태 보고를 해도 이상 없다'고 1차 파업 전부터 조합원들을 독려한 바 있다.

전삼노는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과격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이들은 "지고 싶으면 출근하셔라. 출근하는 사람 때문에 지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조합원들은 '무단 결근', '사후 상신 가능할까', '임금 손실', '인사상 불이익' 등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회사 안팎에서는 전삼노의 이번 총파업이 동기부터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삼노 조합원 3만명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당초엔 노사협의회의 임금인상률을 거부한 조합원 855명을 대상으로 임금을 더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내부에서 반발이 거세자 전삼노는 하루 만에 전 조합원의 임금인상률을 더 높여달라고 말을 바꿨다. 다시 말하면 삼성전자 전체 직원인 12만5000여명 수준인 데 이 가운데 855명의 임금을 챙겨주기 위해 총파업을 시작했고, 전 조합원으로 따져도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노조는 파업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생산 차질, 품질 사고 등 사례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추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전삼노가 지난해 8월 확보한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오는 8월이면 끝나기 때문에, 해당 기간 내에 협상을 끝내고자 파업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8월까지 협상이 끝나지 않으면 노동조합법에 따라 어느 노조든지 교섭을 요구할 수 있어 5개 노조의 각자 교섭으로 나뉠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사유없이 장기간 출근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이다. 이를 받아들일 부서장이나 회사가 있겠느냐"며 "또 어느 회사가 전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직원들만 임금을 올려줄 수 있겠느냐. 동료가 갈등만 부추길 뿐"이라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으로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동률 저하 등 감산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8인치 라인 가동 중단을 우선 목표로 홍보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무기한 총파업 선언과 함께 요구안은 다소 낮췄다. 전삼노가 요구한 인금 인상률(3.5%)에 삼성전자 노사협의회 결정에 따른 성과 인상률 2.1%를 더하면 평균 임금 인상률은 5.6%가 된다. 이는 앞서 임금 교섭에서 내걸었던 6.1% 인상에서 낮아진 수준이다.

사측은 "생산 차질이 없도록 대비를 세우고 있다"며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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