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가재원조달과 공정과세에 역량을 집중하자"고 말했다. 국세수입 9조원 펑크로 '세수결손 조기경보'가 울린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정신무장'을 강조한 것이다.
강 청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세입 여건이 녹록지 않고 우리 청의 자원과 인력은 한정돼 있다"며 "본연의 업무인 국가재원조달과 공정과세에 우리청의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불요불급한 업무는 과감히 감축하고, 본·지방청 슬림화를 포함한 인력 재배치를 통해 세정수요에 맞게 납세 현장을 보강하겠다"며 "고가 부동산 등에 대한 감정평가와 같이 투입에 비해 정책 효과가 큰 업무는 보다 확대 운영하겠다"고 했다.
민생 침해 탈세에 대한 엄정한 대응도 강조했다. 강 청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으면서도 악의적·지능적 탈세를 저지르는 경우에는 세법에 규정된 효과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데 주저하지 마라"고 주문했다.
강 청장은 국세청 중점 추진 과제로 네 가지를 꼽았다. 강 청장은 "국가재원조달에 있어 '내실 있고 효율적인 세정'을 운영하겠다"며 "세원관리·조사에 있어서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정'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납세자의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는 세정'을 전개하고, 모든 분야에 '과학세정'을 정착시킨 스마트한 국세청을 구현하겠다"고 했다.
세수 확보를 위해 세무조사도 늘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강 청장은 "경제 여건이나 인력 상황 등이 허용하는 범위 내서 연간 조사 건수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국세청은 올해 업무보고에서 연간 세무조사 건수를 1만4000건 이내로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5월까지 국세수입은 총 151조원으로 집계됐다. 56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규모 세수결손이 발생했던 지난해보다도 9조1000억원이나 줄어든 수치다. 5월까지 세수 진도율도 41.1%로 평년에 비해 5.9%나 낮았다. 이에 기재부는 세수결손 대응수위를 높이는 '조기경보'를 발령했고, 세수재추계에도 착수했다.최상현기자 hy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