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이재명 재판, 신속·공정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409/2024092302102269061002[1].jpg?var=4003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이재명 재판, 신속·공정해야")
그렇기에 2심과 3심의 판결은 각각 전심 판결 선고 뒤 3개월 이내에 '반드시' 내려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270조도 지켜질 수 않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생긴다.이 대표는 지난 2021년 12월 22일 방송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는 알지 못했다고 발언하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은 재판관의 몫이다. 증거와 법률, 양심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하지만 재판의 지연은 향후 대통령 선거 과정에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범과 그 공범에 대해서 다른 재판보다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법률은 3심 판결까지 1년 이내에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선거 및 선거 과정에 대한 범죄는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훼손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다.
선거법 위반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에 대한 도전이다. 부적격자가 반칙에 의해 선출되어 국민을 통치하는 것은 올바른 민주주의가 아니다. 법원의 판단이 늦어질수록,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훼손이 그만큼 방치되는 것이다.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다. 김씨는 이 대표가 2021년 8월 2일, 서울 종로구 식당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배우자 등에게 10만4000원어치 식사를 제공한 혐의(기부행위)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당시 수행비서였던 배모씨에게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액수의 많고 적음이 떠나서 금지된 기부행위를 했느냐가 관건이다. 매우 단순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월 26일 시작한 재판의 180일 기한을 고려하면, 늦어도 8월에는 선고가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배씨의 재판 회피 등의 이유로 선고 대신에 변론 재개를 결정했다. 독립적인 판단을 유보한 것일까. 이 대표에 대한 1심 판단이 나온 뒤에야 김씨에 대한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서는 관련 재판이 지연되면서 울산시장의 임기가 끝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청와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송철호 변호사의 울산시장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해당 사건의 검찰 공소는 2020년 1월 이뤄졌지만 1심 판결은 3년 10개월이 지난 2023년 11월에 나왔다. 기소된 피고인 15명 중 12명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송철호 울산시장의 임기는 이미 끝났다. 함께 기소된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은 두 번째 국회의원 임기를 수행중이다.
이후 항소심에 대한 2심 선고도 늦어져 1심 선고 뒤 20개월 뒤인 11월쯤 선고될 전망이다. 3심 판단에 얼마나 시간이 필요한지 아무도 모른다. 이쯤 되면 사법부도 선거범과 공범을 돕는 또 다른 '공범'이다.
국민들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재판 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유는 그가 국회 174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대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202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가 결정된다. 이 대표가 만약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또 배우자 김혜경씨가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 대표의 말처럼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증거 조작이 이뤄졌다면 법원은 그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 반대로 검찰의 주장처럼 이 대표가 반복되는 거짓말로 유권자 선택을 왜곡했다면 그의 대통령 선거 출마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
어떠한 결론이든, 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사법부가 1심뿐만 아니라, 2심과 3심의 판결을 서둘러야 사회적 혼란이 줄어든다. 울산시장 선거사건처럼 황당한 지각 판결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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