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전국 4개 지역에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가 가장 치열한 접전지로 떠올랐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은 가운데 무소속 후보를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각 당 대표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에 이어 10일에도 영광을 찾아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영광군청 사거리에서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지원유세를 하며 "지금 윤석열 정권은 완전히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정상으로 보이는 게 찾기 어렵다"며 "명확하게 경고장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우리가 엄정하게 경고하고 심판했지만 전혀 바뀌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 이제 2차 심판을 해야 한다"며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전선이 흐트러지고 교란되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비록 작은 차이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비상 상황"이라며 "영광에서 경쟁하는 모든 후보들이 훌륭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이 나라의 정권 심판이라고 하는 중차대한 국사를 결정하는 것임을 꼭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가 이같이 지지를 호소한 것은 최근 영광군수 재선거 여론조사에서 각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아져서다. 남도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7~8일 영광군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이석하 진보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35.0%로 가장 높았다.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33.4%,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는 27.4%의 지지율을 보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달 전만 해도 장세일 후보와 장현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이석하 후보가 뒤를 쫓는 형국이었으나, 민주당과 혁신당 사이에서 후보 자질론 시비 등 네거티브만 지속되면서 실망한 유권자가 오히려 진보당 후보로 관심을 옮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보당의 약진에 지지율이 하락한 조국혁신당도 조국 대표가 다시 이날 영광을 찾아 "정치에서는 경쟁이 필요하며 지금은 새로운 일꾼을 선택해야 할 때다"며 "호남에서 민주당이 오랫동안 이 지역 정치를 지배해 왔지만 이제 지역발전과 정치를 위해서는 민주당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도 이날 영광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4시 30분 새벽 인사를 시작으로 골목을 다니며 민심을 훑는 강행군을 펼쳤다.전혜인기자 hye@dt.co.kr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남 영광군 터미널사거리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전남 영광군 터미널사거리에서 장현 영광군수 후보와 함께 차량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