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하량 작년보다 13% 감소
재고 증가에 공장 가동 중단 검토
건설경기가 장기 침체를 이어가면서 후방산업인 시멘트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건설업계 일각에선 올해 시멘트 내수 판매가 IMF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실적을 크게 하회할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내년 수요는 올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시멘트업계 전체에 초비상이 걸렸다.
24일 한국시멘트협회가 내놓은 '2024년 시멘트 수급전망'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총 3222만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약 13%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내수 총출하량은 4400만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까지의 시멘트 내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건설경기 침체다. 여기에 향후 건설 경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건설 관련 주요 선행지표도 계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실도 미래도 모두 암울한 상황이다. 올들어 8월까지 건설수주액은 약 109조원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 등의 영향으로 일단 상승세로 전환했다. 하자만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는 2020년 수준인 180조원에도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8월까지 건축착공면적은 5100만㎡다. 지난해 7600만㎡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 수요 중 가장 많이 분야은 아파트 등 주택부문이다. 주택 인허가 실적 역시 올들어 8월까지 20만호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만5000호 급감한 것이다. .
이에 따라 국내 시멘트업계는 극성수기인 3분기에도 판매량이 두 자릿수에 가깝게 쪼그라들었다. 시멘트업계는 재고가 쌓이면서 일부 생산 설비에 대한 가동 중단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량 대부분을 내수 판매에 의존하는 시멘트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내년 전망이다. 내년 수요가 올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내년에는 정부가 건설경기 회복을 해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 관련 주요 선행지표가 일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내년도 국내 수요가 4200만톤 이하로 떨어질 경우, 단 2년 만에 내수 출하량이 1980년대 후반 수준으로 후퇴하는 상황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가뜩이나 출하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제조원가는 올라가고 있는 현실"이라며 "탄소중립 등 환경부문 설비투자를 늘리기 위한 투자 재원도 마련해야 해 업계 전체가 초긴축 재정운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간 1억톤이 넘던 일본의 시멘트 출하가 이제는 4000만톤 이하로 추락했듯이 국내 시멘트 출하도 4000만톤 이하로 떨어질 수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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