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이는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추정치 4조원대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SK하이닉스는 AI 열풍에 수요가 급증한 HBM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수요가 둔화하는 범용 메모리 비중이 크고 HBM 비중이 작은 와중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적자도 길어져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양측 모두 흑자를 낸 해를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을 추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3분기까지 누적 실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섰다. SK하이닉스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조3845억원이며, 삼성전자 DS부문은 상반기 영업이익(8조3600억원)에 3분기 추정치를 더할 경우 12조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연결 영업이익이 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DS부문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8조원대 안팎이다.
HBM과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뚜렷해 당분간 SK하이닉스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SK하이닉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AI 반도체 시장을 독식하는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관련 시장 최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등 AI용 반도체 납품 지연에 기존 스마트폰, PC 등 IT 수요 침체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여전히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
수주 부진과 낮은 가동률에 적자 탈출이 늦어지면서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SK하이닉스가 8조원 수준, 삼성전자 DS부문은 4조~6조원대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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