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기, 소아청소년 중심으로 확산
질병청·복지부·교육부 등 합동대책반 운영
백일해 주 평균 환자 수가 110배 이상 폭증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도 8배 이상 크게 뛰었다. 정부는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조기 가동했다. 작년 대비 2주 이상 일찍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일해 환자는 올해만 3만2620명이 발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292명이 발생한 것과 비교해 약 111배 많은 규모다. 5년간 주 평균 발생한 백일해 환자 수는 7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해 45주(11월 3~9일)에 발생한 환자는 2023명에 달한다.
백일해는 지난 7월(29주 3376명) 정점을 찍고 다소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추석 연휴 이후 급증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13~19세에서 1만4695명(45.0%)으로 가장 많은 백일해 환자가 나왔다. 7~12세에서도 1만3768명(42.2%) 발생했다. 7~19세 학령기 소아청소년이 백일해 전체 환자의 87.2%를 차지한 것이다.
0~6세 환자도 1136명(3.5%) 나왔다. 8월 이후 증가 추세다. 0세 영아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생후 2개월 미만 아이가 숨지면서 국내 첫 영아 사망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4주 0세 환자 수는 42주 5명, 43주 3명, 44주 11명, 45주 8명이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으로 입원한 환자도 45주 기준 지난해 2699명에서 올해 2만3625명으로 8.8배 늘었다. 여름철 최고정점(33주, 1181명) 이후 최근 5주 연속 감소 추세였으나, 45주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발생 중이다. 전체 입원환자 중 12세 이하 환자가 1만6770명으로 전체의 71.0%를 차지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기침, 발열, 인후통, 두통, 피로감 등이 있다"며 "잠복기는 1~4주로 비교적 긴 편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나 경미한 증상 단계에서도 전염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나타나기 1~2주 전부터 전염성이 있고, 치료 후에도 최대 2주까지 전염성을 가질 수 있다"며 "항생제 치료를 시작한 후 보통 일주일 이내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하지만, 기침은 몇 주 정도 지속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질병관리청은 보건복지부,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합동으로 합동 대책반을 꾸려 19일 1차 회의를 가졌다. 작년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은 12월 9일 구성됐다. 그러나 올해는 급증하는 호흡기감염병 환자 대응을 위해 20일가량 조기 구성했다.
질병청은 영아 보호를 위해 임신부 백일해 백신접종을 독려하고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관리에 나선다. 복지부는 백일해 고위험군 대상 예방적 항생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를 검토한다. 교육부는 학교별 감염병 대응조직을 정비하고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을 각 가정에 홍보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상황 안정 시까지 합동 대책반을 운영하면서 감염병 유행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제언을 토대로 대응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민우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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