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야당, 박장범 인사청문회 이틀·사흘째 연장안 연달아 단독처리
방통위원장 이어 KBS 사장 청문회도 초유기록…"국무위원도 아닌데"
野 "親정권" 공세 반복, KBS 방문도 단독의결…與 "이재명 잡범" 언쟁도
과방위의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 사흘차인 20일 민주당은 "용산(대통령실) 심기경호 전문가"로 박 후보자를 맹비난한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후보자를 고문하듯 하겠단 것이냐"고 엄호했다. 여당 과방위원들은 앞서 성명을 내 "국무위원도 아닌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 청문회 '이틀'도 전례없는 일인데 별다른 흠결을 못잡아냈는지 돌연 이틀째(19일) 밤 9시에 청문회를 사흘로 늘이는 계획서를 기습 단독 강행처리했다"고 야당에 반발했다.
이들은 "민주당 안중에는 (방송 외에) 과학기술정보통신은 없느냐"고 지적했다. 이날로 예정된 소관 예산안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 과학기술원자력안전 법안심사 1소위 일정 등을 상기시켰다. 야권은 박 후보자가 지난 2월 KBS 앵커로서 윤 대통령과의 대담 방송 중 김건희 여사가 수수 논란을 빚었던 명품 가방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회사 조그마한 백'으로 축소 언급했다고 공세를 거듭했는데, 여당은 "검증실력 부족, 체력검증"이라 꼬집었다.
야당의 청문회 연장 의결 사유는 박 후보자가 '근무 중 주식거래 여부' 확인, '대통령 대담 녹화본' 등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단 것이었다. 사흘차인 이날도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가진 '스펙'이라곤 대통령 배우자가 받은 명품 백을 말장난으로 호도해 심기경호 해준 것 하나밖에 없다"며 "300만원 넘는 고가 명품 백을 대통령 배우자가 받았는데 그냥 '파우치'라고 물타기하고 (제공자가) '놓고 갔다'고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명태균 녹취록 보도' 관련 질의 중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가 "그냥 답변 안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자, 야당은 다수결로 해당 관계자를 청문회 참고인으로 채택해 압박했다. 인사검증과 한층 연관이 떨어지는 언쟁도 오갔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해 청문회를 하고 있다"며 "파렴치한 잡범이 야당 대표를 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도발했다.
민주당 친명(親이재명)계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여기는 박 후보자 청문회장이지 '김건희 방탄, 윤석열 방탄을 위해 야당 의원 전체를 매도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저는 KBS가 '김방방송'이라고 생각한다. '김건희 방탄방송'"이라고 맞도발했다. 여·야 의원들은 상대 당에 불리한 사건마다 KBS의 보도 비중이 적었다고 다투기도 했다. 과방위 야당은 박 후보자 추천 과정이 부당했다며 '25일 오전 10시 KBS 이사회 현장검증' 안건도 추가로 단독 의결했다.
한편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4개 소관부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도 야당이 단독 의결하고, 여당은 반발 퇴장했다. 야당은 방통위 상임위원 5인 중 2인 체제 운영을 탓하며 간부 인건비 약 2억5000만원 감액을 강행했고 방통위의 방송통신심의위 지원예산도 36억9600만원을 삭감했다. 과기부에 대해 야당이 '김건희 예산' 의혹을 제기한 사업도 일방 삭감하고 민관합작 원자로 수출기반 구축사업 R&D 예산은 63억원 깎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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