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정책간담회 열어 목소리
"돈 아끼는게 아닌 잘쓰려는것"
국민의힘은 21일 국회에서 긴급 정책간담회를 열고 국가부채나 재정수지 등 재정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강제하는 재정준칙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기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리했다.
한 대표는 재정준칙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재정준칙이 필요한 이유는 돈을 인색하게 쓰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 누수 없이 잘 쓰려는 것"이라며 "선진국 중에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거의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에서 재정준칙의 법제화는 늘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나라를 위한 숙제였고 그러다 보니 어떤 정부든 그 필요성을 역설했다"며 "당에서 그 취지에 공감하는 만큼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 역시 "돈을 쓰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라 국민 혈세가 소중한 줄, 빚이 무서운 줄 알고 제대로 쓰자는 것"이라며 "후세대들한테 고통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는 정신을 되새기면서 법제화에 앞장서는 한편 야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재정준칙 법제화에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은 하락세는 멈췄으나 당정 지지율이 다소 부진하고 국정운영 방향성의 부정평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포퓰리즘 이미지가 씌워진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된 사이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여파로 국가채무가 늘어났다는 점을 부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은 그간 민주당 등 야당에 재정준칙 법제화의 협조를 요청하면서 문 정부를 정조준해 왔다. 이날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정부 때 국가 채무가 많이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하며 건전재정을 위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추 원내대표는 "문 정부의 5년간 실정, 빚잔치하면서 경쟁 운영한 후유증을 지금 우리가 안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송 위원장은 "건국 이후 70년간 600조원 정도의 국가 채무가 쌓였는데 5년 동안 무려 400조원이 늘어났다"며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는데 계산해 보니까 이는 100조원이 안 되고 나머지 300조원은 다른 문제 때문에 늘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외 국제기구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이 무너지면 국가신용등급이 무너지게 돼 있다"며 "예산을 무조건 아끼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건전성 기조를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최 부총리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재정 준칙 법제화라는 제도적 개혁이 시급하다"며 "재정의 역할을 제약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운용의 예측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여 본연의 역할을 더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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