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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은 `깜짝` 금리인하에 실기론 급부상

주형연 기자   jhy@
입력 2024-11-28 17:35
[기획] 한은 `깜짝` 금리인하에 실기론 급부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28일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하면서 시장에서 이른바 '실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은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로 전격적으로 낮추자 한은이 물가와 금융안정(환율·가계부채)에만 집착하다가 인하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실기론'과 관련해 "1년 후에 판단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3.25% 수준인 기준 금리를 연 3.0%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높은 환율과 가계 부채는 여전히 부담이지만, 경기를 살리는 게 그만큼 시급하다고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2.4%에서 2.2%로,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존 2.1%에서 1.9%로 낮춰 잡았다. 2026년 성장률은 1.8%로 더 내렸다. 우리나라가 내년, 그리고 후년에도 잠재성장률(2%) 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에 한은이 좀 더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섰어야 했다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 실장은 지난 12일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금리인하가 생각보다 조금 늦어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반영되면서 수출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그동안 '수출은 좋지만 내수가 부진하다'고 했지만 이미 10월부터 수출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은의 판단이 늦었다는 의미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이달 들어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잇따라 낮췄다. 수출·소비·투자 등 국내 경기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들이 모두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 3분기 성장률은 0.1%에 그쳤다. 더딘 내수 회복에 수출까지 부진한 탓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이들이 금리 정책이 실기했다고 말하지만 8월에 (금리 인하를) 한 번 쉬어감으로써 상당한 정도로 가계부채를 안정시키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동력을 막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적어도 몇 개월 동안은 정부의 거시안정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만큼 가계부채가 안정화될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 결정이 금융을 안정시키는 데 정부 정책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성장률과 물가 안정, 금융 안정, 이런 것들을 다 한꺼번에 본 후 1년쯤 뒤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 경제성장률이 0.07%p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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