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60대 이상 임원의 80%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진행한 가운데,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출범 2년 만에 새로운 글로벌 제약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맡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위탁개발생산(CDMO)후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제임스 박(사진) 전 지씨셀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박 내정자는 이달 중순께 열리는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는 트렉레코드(제조실적)가 중요한 분야인 만큼 롯데그룹이 박 신임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6월 설립된 이후 그해 12월 미국 뉴욕 동부 시러큐스에 위치한 BMS의 생산 공장을 인수하며 CDMO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까지 위탁계약이 발생하지 않아, 수주 소식이 절실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2285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올렸는데 매출의 대부분은 시러큐스의 공장 가동에서 발생했다.
CDMO 업계는 새로운 박 신임 대표 내정자가 가진 네트워크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주에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박 신임 대표가 바이오CDMO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 역량을 키우고 의약품 수주 확대를 주도해 롯데 바이오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박 내정자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 화학공학 학사를 전공, 컬럼비아대학교 산업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제약사 머크(Merck),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영업센터장(부사장)을 거친 글로벌 제약 전문가다. 그는 BMS재직 시절 전임상 단계부터 상용화에 이르는 의약품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CMC)분야 실사에 참여해 라이선스 인아웃 및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사업개발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여러 글로벌 기업과 수주 계약을 성사시켰다. 최근에는 지씨셀의 주력 제품인 자가 유래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Immuncell-LC)주'의 기술이전 계약을 주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박 대표가 한국과 미국 임직원들을 원활히 이어줄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인천송도국제도시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을 착공했고, 2027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2030년 전체 3개 공장을 준공해 2034년 전체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우선 송도 바이오캠퍼스가 내년말쯤 준공이 되고, 2026년에 품질관리기준(GNP)을 인증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러큐스 공장의 생산 규모는 약 4만 리터 수준이지만 2030년 송도 캠퍼스 조성이 끝나면 생산능력이 40만 리터로 늘어나게 된다. 박 내정자는 이달 11일쯤 입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 바이오USA 등 글로벌 무대를 돌며 수주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