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4세대 실손 팔아도 병원급서 염좌 `의료쇼핑`

입력 2024-12-07 10:30

진료비·비급여 진료비 병원급 높아
서울 34만원…경기·비수도권 20만원대

[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4세대 실손 팔아도 병원급서 염좌 `의료쇼핑` —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요 손해보험사가 지급한 실손의료보험 고액 보험금 비율이 1~4세대를 거치며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현재 판매 중인 4세대 상품에 비급여 과잉진료를 차단하기 위해 특약 기준 최대 30%로 자기부담금을 늘렸음에도, 염좌 및 긴장 치료 중심으로 '의료쇼핑' 등 도덕적 해이 우려가 여전하다.

실손보험은 판매 시기별로 세대 구분하며, 지난 2021년 7월부터 판매하는 4세대 실손보험 외 과거 실손보험으로 △1세대 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 △표준화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 △착한실손 3세대(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 등이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대형 손보사 기준 의료기관 유형별로 4세대 실손은 염좌 및 긴장 환자의 진료비와 비급여 진료비는 병원급에서 높았다. 지난 2021~2023년 해당 치료를 받은 진료 현황 결과, 진료비 중위값은 병원(28만1076원)이 가장 많았다. 의원과 전체 의료기관은 각각 22만5130원, 24만980원이었다. 비급여(전체 진료비 대비 비급여 진료비 비율) 진료비 중위값은 병원(12만9600원)이 의원 및 전체 의료기관(10만원) 대비 많았으며, 비급여 상위 25% 비중도 병원(38%), 전체 의료기관(20%), 의원(16%) 순이었다. 실손 세대별로 비급여 상위 25% 이상인 환자 비중도 병원급에서 4세대가 38%로 1·2세대(33%), 3세대(32%) 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4세대 실손 환자의 1일당 진료비와 비급여 진료비는 중위값 기준으로 서울이 각각 26만4770원, 12만7500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급여 진료비 상위 25% 역시 서울(34만8800원)이 경기(20만원)나 비수도권(28만2000원)과 비교해 많았다.

다만, 4세대 실손은 다른 세대에 비해 진료비 대비 비급여 비율이 낮아, 도입 취지와 같이 비급여 진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 비급여 비율 평균은 1세대(49.8%), 2세대(52.8%), 3세대(49.4%), 4세대(48.9%)를 기록, 2세대가 가장 높고 4세대가 가장 낮았다. 진료비 대비 재활 물리치료 비중은 1·2세대 실손이 35.7%, 3세대가 36.6%인 반면, 4세대는 33.5%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10개 손보사 기준 실손보험 지급액 기준으로 고액 보험금 지급 비율은 세대를 거칠수록 감소했다. 200만원 미만의 비중은 1세대(36.9%), 2세대(45.5%), 3세대(53.0%), 4세대(62.5%)로 나타났다. 1세대와 비교해 4세대의 비중이 25.6%포인트(p) 높았다. 2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의 고액 비중은 1세대(62.8%), 2세대(54.4%), 3세대(47.0%), 4세대(37.5%)로 집계됐다. 1세대보다 4세대의 비중이 25.4%p 낮았다.

연구원은 4세대 실손에 대해 "과도한 의료 이용과 도덕적 해이를 통제하기 위한 비급여 자기부담금 확대, 차등화 제도 도입 등을 하며 비급여 관리가 일부 효과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과잉공급이 빈번한 비(非)중증 비급여 항목에 대해선 이용 횟수와 보장 한도 설정 등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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