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고령 '의료인 처단' 비난, 고스란히 복지부로
"의대증원으로 개혁 시작된 것…지속 추진돼야"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주 조규홍 장관을 비롯한 1·2차관은 공식 일정을 모두 잡지 않았다. 그간 복지부는 의사 관련 단체에 적극 대응하면서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추진하면서도, 약자복지·연금 등 위한 본연의 업무도 수행해 왔다.
그러나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를 기점으로 활동량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개혁 중 2개 개혁의 주무부처임에도, 복지장관은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후 관련 발언을 아끼고 있다. 6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도 "개혁을 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 원론적인 메시지만 내놨다.
복지부 활동의 폭 감소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당시 발표된 포고령에 기인한다. 포고령 5항에는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명시됐다.
'처단'이라는 표현에 의료계는 모두 등을 돌렸다.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 국립대학병원협회는 모두 특위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 의대 교수들도 나서 정부를 비판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내란 관여자의 지시로 행해지는 정부의 모든 정책에 대한 참여와 자문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복지부에 쏟아지고 있다. 전국에 14만 회원을 둔 대한의사협회 회장 후보자들은 정권 퇴진에 입을 모았다. 전공의들도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 참석해 의대증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집회에는 휴학한 의대생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잘못된 포고령으로 복지부가 비난을 받고 있으나, 이는 부처 차원에서는 책임질 수는 없는 문제"라며 "의료개혁은 이미 의대증원으로 시작됐다. 전공의, 휴학생 복귀에 대한 문제는 당초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인 만큼, 대외변수와 관계없이 개혁을 지속 추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민우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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