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으로 가공하는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그나마 가격 상승을 억제했던 정부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다시 물가 상승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3% 밑으로 내려간 뒤 안정세에 진입했으며, 지난 11월까지 석달 째 1%대를 유지했다.
10일 시장분석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커피 가격(선물계약 기준)은 지난 9일 파운드 당 334.22 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커피 가격은 지난달 말 파운드 당 328.84달러를 기록하며 4월 기록한 연간 최대치(239.55)달러를 경신한 이후 이달들어 다시한번 고점을 찍으며 불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안정세를 이어가던 코코아 가격 역시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톤당 9938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8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 7월 19일 톤당 1만221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10월 말 6732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톤당 1만달러 선을 다시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커피와 코코아 등은 원가가 인상되면 기업들의 원자재 가격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제품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1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고, 해태제과와 오리온 역시 이달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9%, 11% 각각 인상했다.여기에 최근에는 환율까지 폭등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환율의 경우 국정 혼란 정세가 이어지면서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환율은 전거래일 오후 종가(1419.2원)대비 17.8원 오른 1437.0원에 마감됐다. 이는 2022년 10월 25일(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만에 최고치다.
국내 식품업계 역시 원자재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해 제품 가격 인상은 없었지만, 하반기 들어서면서 대내외적으로 가격 인상을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라며 "내부적으로도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한 고민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비상계엄 사태가 일주일 지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부담에 대해 환율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 전경.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