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국회의사당 내 의원들
150명 초과 안된다는 내용 전달"
김대우도 "체포·구금지시 받아"
전산실서버 복사·확보정황 확인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회의사당 내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낼 것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계엄 상황에서 여러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들도 다수 나왔다.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해 '의결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했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계엄군에게 국회 청사 내부 진입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다만 곽 사령관은 현장 지휘관 등과 논의 끝에 윤 대통령의 지시를 사실상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시사항을 듣고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나 현장 지휘관들과 공포탄을 쏘거나 전기를 끊는 방법 등에 대한 논의를 했고, 현장 지휘관들은 '안 된다. 제한된다'고 얘기했다"며 "저도 그게 맞고 옳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사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들어가게 되더라도 우리 작전 병력들이 범법자가 되는 문제와 강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면 너무 많은 인원이 다치기 때문에 그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더 이상 진입하지 않고 작전하지 않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위 소속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점심식사를 위한 정회 시간 동안 곽 사령관으로부터 공익신고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곽 사령관은 비상계엄 이전인 1일 계엄에 대한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했다"며 "공범이 될까 봐 여단장들에게 얘기하지 못했고, 관련자들의 말이 이미 맞춰져 있어 (검찰 조사에서도) 진술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주요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들도 다수 나왔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해군 준장)은 계엄 당시 정치인 등 주요 인사에 대해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구금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여 사령관으로부터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체포 대상자 명단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지만, 방첩사 내부에서 이같은 증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성우 방첩사 1처장도 여 사령관이 계엄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전산실 서버 복사 및 확보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 처장은 '4일 오전 1~2시쯤 선관위 서버를 복사하고 통째로 들고 가져오라는 지시는 누가 내린 것인가'라는 허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여 사령관이 제게 구두로 지시했다"고 답했다. 방첩사 법무관실에서 이같은 지시에 대한 위법사항도 논의했다며 법무관들이 강력히 반대했다고도 말했다.
문상호 정보사령관(육군 소장)은 계엄 선포 직후 선관위에 영관급 요원 10명을 파견한 데 것에 대해 묻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김 전 장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문 사령관은 "(계엄) 당일 오전 10~11시쯤 지시를 받았다고 기억한다"며 "첫 지시는 '해당 주에 야간에 임무를 부여할 수 있으니 1개 팀 정도를 편성해서 대기시켜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지시 이후 '당일 야간에 임무를 줄 수 있다'는 지시를 받았고, 그 지시를 받을 당시에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 21시 어간에 대기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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