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14일 1차 변론기일에 불출석한 윤 대통령은 이날 2차 변론기일 출석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5일 체포영장을 집행하면서 48시간의 조사 시간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15일 언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16일 변론기일 출석에 공수처의 허가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법률 자문 석동현 변호사도 이날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을 영장 집행을 빙자해 사실상 강제로 출석하게 한 상황"이라며 "조사가 내일까지 가는 상황인데 내일 (변론기일) 출석이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석 변호사는 "쟁점들이 정리되면 대통령께서 적극적으로 출석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출석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재차 피력했다. 16일 변론이 아니더라도 직접 출석해 국민들에게 입장을 전달할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석 변호사는 "국회 측이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하겠다는 기괴한 주장을 했고, 이 사안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필요하다"며 "탄핵심판의 소추 사실 정리 등 사안 정리가 빨리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1차 변론기일은 윤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4분만에 종료됐지만, 16일부터는 윤 대통령의 출석 여부와 무관하게 심리가 진행된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지난 14일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과 관련한 추가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 답변서에서 윤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민주당의 일당독재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될 위기로,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였다며 '국가의 엄중한 비상 상황을 알리기 위해 비상대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주장했다.
또 윤 대통령 측은 '국회 활동 금지' 포고령 조항(포고령 1호)의 경우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있었던 군사정권 당시의 예문을 그대로 베껴온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그저 '문구의 잘못을 부주의로 간과'했다는 내용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포고령 표현이 미숙했지만 실제로 국회나 지방 의회의 활동을 전반적으로 금지한 것이 아니다'라며 '국회나 선관위에 정상적인 출입 활동을 막으려는 내용은 없었고, 실제 막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계엄 당일 군 병력이 본관 유리창을 깨는 등에 대해서는 '흥분한 군중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유혈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은 향후 변론에서도 이와 같은 요지의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첫 변론기일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