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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칼럼] `AI 캄브리아기` 뛰어들 준비됐나요

안경애 기자   naturean@
입력 2025-02-23 17:40

안경애 ICT부장


[안경애 칼럼] `AI 캄브리아기` 뛰어들 준비됐나요
"AI가 5명 정도 몫을 하니 1인 창업도 두려울 게 없어요." 60대 중반의 Y씨는 "고객 요구사항 분석부터 발표자료나 보고서 작성, 기업 로고 작업까지 AI에 맡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20년 넘게 재직하다 중소기업 임원으로 10년 이상 활동한 Y씨는 최근 자신의 정체성을 새로 정립하고 있다. 핵심은 직장인에서 사업가로의 변신이다. 중소기업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자신의 회사를 세우고, 소속됐던 기업과는 계약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실무작업까지 도와주는 파트너는 AI다. 회사 로고 이미지와 미래 사옥 투시도도 AI와 함께 만들었다. Y씨는 컨설팅, 영업, 네트워킹에만 집중한다. 사람이 필요한 일은 직원이 아니라 가상의 팀으로 연결된 전문가들의 힘을 빌린다.
Y씨는 "지금은 인생 2막도 아니고 1.2막 정도다. 80대까지는 일을 하려 한다"면서 "40년 가까운 경험과 인맥에 AI가 더해지니 전통적인 기업구조에서 벗어난 실험이 가능해졌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비슷한 연배의 S씨는 10년 전 디지털 노마드 기업을 표방하며 1인 창업에 도전했다. 그런 그에게도 AI는 기대하지 않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S씨는 특히 IT, 헬스케어를 거쳐 사업 영역을 아예 AI로 바꿨다. 경쟁력 있는 AI헬스케어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고, 국내 AI기업과 해외 투자자본을 연결하는 일을 한다.

S씨는 "내 강점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헬스케어 전문성인데 AI가 가미되니 폭발력이 커졌다"면서 "내가 전세계 어디를 가도 AI가 지원팀 역할을 해 준다"고 밝혔다.

지금 이 시대,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이는 두 그룹으로 분류된다. 한 그룹은 AI를 만나 흥분하며 함께 뛰는 이들이고, 나머지 그룹은 AI를 두려워하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이들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미 AI를 만나 숨쉬듯 활용하며 사업의 구조를 바꾸는 기업과, 아직 주저하는 기업들로 나뉜다.



난바 도모코 일본 DeNA(디엔에이) 회장의 최근 폭탄선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바일 게임·콘텐츠가 주업인 디엔에이는 1999년 창업해 작년 연매출 약 1.3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일본의 대표적 여성 기업가인 난바 회장은 최근 디엔에이를 AI 유니콘 양성기업으로 변신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전직원 3000명 중 절반은 기존 사업을 그대로 하되, 나머지 절반은 AI 기반 신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것. 난바 회장이 주목한 것은 AI 덕분에, 직원 10명 규모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유니콘 반열에 새로 오른 기업 72개 중 절반 가까이가 AI 기업이었는데 페이페이 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세운 월드랩스는 창업 4달만에 직원 18명으로 유니콘이 됐다. 직원 19명, 설립 2년차의 스키드AI 그리고 직원 49명, 설립 2년차의 코그니션랩스도 초고속 유니콘 행에 성공했다.

1500명을 10인 1조로 구성, 150개 미래 유니콘 드림팀을 띄우겠다는 게 난바 회장의 결단이다. 난바 회장은 "AI발 흥분을 혁신 에너지로 바꾸는 전사들이 중심이 돼, 유니콘 기업을 대량 육성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근의 AI 열기는 약 5억년 전 캄브리아기의 생명체 대폭발 현상을 떠올리게 한다. 지구상의 대부분 동물문은 수억년에 걸쳐 하나씩 등장한 게 아니라 캄브리아기에 한꺼번에 출현했는데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유력한 이론은 산소 농도 변화다. 대기중 높아진 산소 농도 덕분에 복잡한 구조의 다세포생물이 한꺼번에 출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캄브리아기에도 대기 중 산소 농도가 낮아진 시기에는 생명체 멸종이 일어났다고 한다.
5억년 전 산소가 만들어낸 생태학적 변화에 버금가는 인류문명사적 격변이 AI로 인해 눈앞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굳이 유명인의 말을 빌릴 필요도 없이, 평범한 개인들이 AI의 진화 수준을 보며 감탄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흥분은 도전과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억할 것은 캄브리아기에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한 생물들이 있다는 점이다. AI 캄브리아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캄브리아기에 생물들은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 살아남기 위해 '고속진화'를 택했다. 혁신은 변화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서 시작된다. AI 캄브리아기에 살아남을 지, 멸종을 향해 갈지 이제 선택해야 할 순간이다. IC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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