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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칼럼] 尹대통령의 첫 메시지를 주목한다!

   
입력 2025-03-20 17:43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칼럼] 尹대통령의 첫 메시지를 주목한다!
운명의 한주일까! 예상보다, 기대보다 늦어지는(?) 윤석열 탄핵 심판과 이재명 항소심 선고공판이다. "탄핵 각하로 급선회했다"는 소문이 돌고, 선고일과 관련해 각종 거짓 정보도 쏟아지면서 혼란과 갈등은 절정을 향한다. 정치와 리더십 실패로 거리의 전운도 계속 높아진다. 두쪽난 대한민국의 '심리적 내전'으로 찬탄과 반탄은 전쟁터처럼 맞붙는다. 찬성이든 반대든 단식농성 참여자들은 병원으로 향한다.


지난 주말 경찰 추산으로 탄핵 찬성 집회에 4만4000명, 반대 집회에 6만명이 모였다. 계엄 이후 주말 동안 전국 주요 집회에는 150여만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헌재 선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폭력 사태와 사회적 혼란의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지난 1월 19일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당시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8년 전 박근혜 탄핵 선고 당일 4명이 사망하고 6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아픈 기억의 소환이다.

양당은 국가를 위한 예배에서 "나라가 백척간두"라며 위기 극복을 소망하는 기도를 함께 하면서도 인용과 각하의 여론전을 펼친다. 한쪽은 소속의원 60여 명이 헌재 앞에서 순차농성을 하고, 다른 한쪽은 매일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 도보행진을 한다. 당황한 야당은 탄핵심판을 기다리면서 "젖먹던 힘까지 최선을 다하자"며 "전원 단식하자"고 힘을 모은다. 이재명 대표는 "숙고를 넘어 지연"이라고 지적하며 신속한 파면 선고를 직접 언급한다.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탄핵 찬성 집회 사진을 찍은 신문도 있고, 반대로 탄핵 반대 집회 사진을 올린 신문도 있다. 정치권 원로들이 '탄핵 심판 결정 승복'의 국회 결의안 채택을 주장하지만 불복 가능성이 크다고 정성호 의원은 예측한다. 승복 선언론이 나오는 까닭이다. "극단적 대결과 충돌, 혼란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고 "이는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한다.

헌재가 공정하고 적법하게 선고하면 따르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에 따른 평가가 필요하다"는 변호인의 언급은 승복 선언이 '유죄 인정'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줄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각되면 '책임 있는 자세'와 '헌법질서 회복'이고, 인용이면 '국민적 분열'의 투트랙 메시지 전략이다.



윤석열 불안감의 우려가 그 끝이다. 이준석 의원은 "인용되더라도 윤 대통령은 아크로비스타 사저정치를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강한 공격 모드가 분열과 대립을 악화시킬 것으로 걱정한다.
윤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은 X-이벤트다. 대통령 변호인들은 "국민들에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로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 또는 계몽령"이라고 주장한다. X-이벤트는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발생했을 때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복합·대형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이나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부터 과학계를 중심으로 '한국적 맥락의 X-이벤트' 연구에 미래연구 전문가와 SF 작가 등 다양한 집단이 참여, 의견 수집과 전세계 위험 연구 자료를 분석하여 160여 개의 X-이벤트 후보군을 발굴했다. 그 결과가 '10대 미래위험 선정'으로 대체로 자연 현상이나 과학기술 등과 관련 있다. 슈퍼 바이러스, 초대형 가뭄·홍수, 인공초지능의 통제 불능화 등이 대표적이다.


X-이벤트는 '방 안의 코끼리'와 '블랙 스완'을 합한 '검은 코끼리'라고 불리는, 알면서도 무시해온 위험요소들에 의해 발생한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피하다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갑작스럽게 직면하는 위기다.
'한국의 10대 미래위험'에 계엄과 정치 리더십 리스크는 없다. 결과는 민주주의 위기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민주주의 지수에서 지난해보다 10계단 하락하며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분류되었고, 2년 연속 독재화가 진행 중이라는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 보고서까지 나왔다.

X-이벤트는 예측과 전망을 통한 사전대비 체계도 중요하지만 회복력에 주목한다. 한 사회의 대응 역량에 따라 충격의 크기와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스템 복원력이 핵심이다. 곧 공화국 공동체가 시험대 위에 오른다. '진실의 순간' 앞에 선다. 대한민국의 위기와 혼란 그리고 분열과 갈등에 대한 성찰과 책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 다음에 공화국 상처의 치유와 회복, 그리고 전진을 위한 출발이다. 탄핵심판 후 윤 대통령의 첫 메시지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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