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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VEGF` 넘자… 새로운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에 쏠리는 눈

이미선 기자   already@
입력 2025-03-28 10:07
`Anti-VEGF` 넘자… 새로운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에 쏠리는 눈
사진 연합뉴스.

당뇨병은 그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시력을 위협하는 주요 합병증으로 꼽힌다. 이는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성 망막병증은 고혈당으로 인해 눈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혈관이 약해지고 누수가 생기면서 망막이 손상되는데, 이 병이 진행되면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 부위에 부종이 생기는 당뇨병성 황반부종(Diabetic Macular Edema, DME)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DME가 발생하면 시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31년 시장 규모 50조원 전망…신약 개발 경쟁 치열

글로벌 리서치 기관에 따르면 DME 치료제 시장은 2031년 약 110억달러(한화 약 1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망막질환 치료제 시장은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DME 치료의 표준은 안구 내 주사를 통한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Anti-VEGF) 치료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루센티스(Lucentis), 아일리아(Aflibercept), 비오뷰(Beovu), 바비스모(Vabysmo)가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거대한 시장에도 불구하고 승인된 치료제는 4개에 불과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망막-혈관장벽(BRB)으로 인해 약물이 눈에 도달하기 어려운 점, 전임상 단계에서 동물에게 시력 측정이 힘든 점 등 많은 어려움들이 있다.

Anti-VEGF 치료에도 한계가 존재한다. 연구에 따르면 DME 환자의 약 60%가 비용, 통증, 공포, 부작용, 효과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효가 감소하거나 내성이 생길 수도 있다.



◇기존 치료 한계 극복한 신약 후보물질 속속 출시
이에 따라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바이오 기업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는 개발중인 DME 치료제의 임상 2b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Anti-VEGF와는 다른 기전의 주사제로, 노화된 혈관내피세포를 사멸시켜 혈관을 회복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주요 평가지표를 완전히 충족하지는 못했지만 일부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시력 개선을 보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논의를 거쳐 임상 3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관련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큐라클과 맵틱스가 공동 개발 중인 MT-103, 알테오젠 자회사 알토스바이오의 ALTS-OP1은 기존 VEGF 억제 항체에 혈관 안정화 기능을 하는 Tie2 활성화 항체를 결합한 이중항체 치료제다. 로슈의 바비스모도 VEGF와 Ang-2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항체다. 특히 Ang-2를 억제함으로써 간접적으로 Tie2 수용체의 활성화를 유도하는데, 이 기전은 Anti-VEGF 단일항체에 비해 혈관 누수 및 염증 조절에서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국내 이중항체 신약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 Tie2 수용체를 직접 활성화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Tie2는 손상된 혈관의 누수와 염증을 억제하고, 안정적인 혈관 구조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수용체다. 직접적 Tie2 활성화가 더욱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주사 치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침습적인 경구용 치료제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큐라클의 CU06은 혈관내피기능장애(Endothelial Dysfunction)를 차단하는 기전의 약물로,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 2a상을 완료했다. 이 약물은 황반중심두께(CST)는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최대교정시력(BCVA)을 개선하는 결과를 보였다. 큐라클은 최근 미국 FDA와의 Type C 미팅을 토대로 DME 임상 2b상을 준비 중이다.

한독의 관계사 레졸루트도 지난해 경구용 치료제 RZ402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약물은 혈장 칼리크레인이라는 염증성 인자의 활성을 억제해 부종을 완화하는 개념이다. 2차 및 추가 지표 분석 결과, 임상으로 확인된 황반중심부위두께 감소가 장기간 연구에서 시력 개선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경구용 치료제의 경우 환자 편의성과 순응도 측면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며 "이외에도 점안제 등 다양한 방식의 치료제도 연구되고 있는 만큼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이 국내에서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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