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기 정기 주총 개최
이사 수 상한 안건 통과
법적 다툼 이어질 듯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 상한과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고려아연은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4년도 연결 및 별도 재무제표를 원안 승인했다. 이어 보통주에 대한 현금배당을 주당 7500원으로 결정하고 임의적립금 1조6689억원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키로 결의했다.
또 이사 수 상한 설정을 포함해 총 5건의 정관 일부변경안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 이사 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하는 의안을 비롯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4개 안건이 통과됐다.
이날 주총 표결은 고려아연 지분 25.4%를 보유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 가운데 진행됐다. 앞서 고려아연 지분은 MBK·영풍 연합이 40.97%,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합해 34.35%로 MBK·영풍 연합이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되며 MBK·영풍 측 지분이 15.55%로 축소됐고, 최 회장 측에 유리한 구도 속에 표 대결이 진행됐다.
특히 주총의 핵심 안건인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중 71.1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를 통해 현 최 회장측의 경영진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적대적 M&A 위협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점에 많은 주주와 국민들께서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며 "대한민국의 자원안보를 뒷받침하고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계속수행하면서 주주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이런 조치가 위법하다며 소송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향후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법적 다툼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주총은 당초 예정보다 2시간 넘게 지연된 후 시작돼 양측의 날선 공방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MBK·영풍 측은 상호주 복원을 위한 '고의 지연'을 주장했고, 고려아연 측은 "위임장 검수 절차에 따른 정당한 지연"이라며 반박했다.
또 주총장 주변에선 고려아연 노조 조합원들이 적대적 M&A 시도를 비판하고 "고려아연을 제2의 홈플러스로 만들 수 없다"며 시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아울러 홈플러스 노조원들 역시 주총장 인근에서 MBK의 무책임한 경영 행태를 비판하고 더 이상의 기업사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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