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열기 검색열기

"그린란드는 미국땅"...美부통령, 덴마크 맹폭

강현철 기자   hckang@
입력 2025-03-29 06:41

"안보 투자 제대로 안해"... 최고위급 대표단 꾸려
트럼프의 합병 야욕' 그린란드 당일치기 방문
그린란드 새 연정, 의회 75% 장악…美편입 위협속 '단결'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합병 야욕을 보이고 있는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밴스 부통령과 부인 우샤 여사는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에어포스 2)를 타고 그린란드로 향했다. 밴스 부통령과 함께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그의 부인인 줄리 네셰이왓 트럼프 1기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마이크 리 상원의원(공화·유타) 등이 동행했다.
이번 대표단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표단 직위나 규모 면에서 최고위급으로 꾸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올해 초 그린란드를 방문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방문은 시작부터 첨예한 논란 속에 준비됐다. 애초 우샤 여사가 대표단을 이끌고 27∼29일 2박3일 일정으로 그린란드를 찾아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고 개 썰매 대회를 참관하는 것으로 기획됐지만, 그린란드 측의 반발이 일자 이를 취소했다.

대신 밴스 부통령이 직접 대표단을 이끌고 최북단 미군 기지인 피투피크 우주기지를 당일치기로 방문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방문 성격이 '문화 탐방'에서 '안보 시찰'로 바뀐 것으로, 라이트 장관이 동행하는 것으로 봐서 그린란드에 풍부하게 매장된 희토류 등 전략 광물과 천연자원에 대한 탐색도 이번 미 대표단 방문의 주요 목적 중 하나로 풀이된다.

CNN은 "밴스 부통령의 첫 외국 출장(2월 파리 AI 정상회의·뮌헨안보회의)은 유럽에 대한 강경한 발언으로 주목받았고, 이번 주 공개된 시그널 메신저 채팅방에서 그의 (유럽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는 더욱 강경했다"며 "(그린란드에서) 두번째 해외 출장에서 그의 메시지는 이와 비슷한 어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해에 유럽과 아시아 및 북미를 잇는 항로가 열릴 것으로 예상돼 그린란드의 전략적, 안보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석유와 천연가스, 희토류 등 새로운 자원에 대한 접근 가능성도 커져 경제적 중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그린란드 최북단에 있는 피투피크 미 공군 우주기지에 도착, 덴마크 지도부를 지목하며 "덴마크가 자치령인 그린란드 및 북극 안보를 위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맹폭했다.

그는 "그것은 바뀌어야 한다. (그간)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지금과 같은 것"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을 향해서는 "대안이 무엇인가. 북극을 중국, 러시아 및 다른 체제에 넘기를 소리인가"라며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언급했다.
밴스 부통령은 그린란드를 향해서는 유화적 메시지를 적극 발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병합' 발언에 대한 그린란드의 강한 반발을 의식한 듯 '협력'에 방점을 뒀다.



그는 "나는 궁극적으로 그들(그린란드)이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들을 훨씬 더 안전하게 할 수 있고, 더 많이 보호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덴마크보다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에 있는 것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밴스 대통령은 '그린란드 확보를 위한 무력 사용에 관한 계획 초안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우리는 그린란드인들이 자치권을 통해 덴마크에서 독립하고, 그런 다음 그린란드인들과 대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답을 대신했다.

이어 "무력 사용이 결코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린란드인들이 합리적이며 좋은 사람들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대로 이 영토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린란드에는 이날 의회 75%를 장악한 연립정부가 들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편입 위협에 맞서 '단결'을 최우선으로 앞세운 결과다.

중도 우파 성향 민주당은 이날 무테 에게데 현 총리의 이누이트 공동체당, 중도 좌파 성향의 전진당, 친(親)덴마크 성향의 연대당과 함께 연립 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새 연정은 전체 31석 의회의 23석을 확보했다. 연정 협상 과정에서 이탈한 '독립 급진파' 방향당(8석)은 단독 야당이 됐다.

33세 옌스-프레데리크 니엘센 민주당 대표가 신임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2021년 의회에 입성한 니엘센 대표는 그린란드의 경제 발전을 우선하고 친기업 성향이다. 총선 과정에서도 경제 발전을 위해 어업·광업·관광산업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덴마크에서의 독립을 지지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며 덴마크와 건설적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독립 신중파'다.

트럼프 대통령의 편입 주장에 대해서는 선명하게 반대한다.니엘센 대표는 이날 서명식에서도 "현재 우리는 압박받고 있다"며 "단합해야 한다. 함께 해야 우리는 가장 강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연정은 갈수록 노골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편입 야욕에 대응하고 장기적인 독립 경로를 설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그린란드는 미국땅"...美부통령, 덴마크 맹폭
그린란드 미군기지서 연설하는 미 부통령[AP 연합뉴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留� �꾨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