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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의 이슈잇슈]탄핵선고는 늦어지고…미친 집값에 미친 물가, 언제까지?

박상길 기자   sweatsk@
입력 2025-03-31 10:44
[박상길의 이슈잇슈]탄핵선고는 늦어지고…미친 집값에 미친 물가, 언제까지?
최근 '국평'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70억원을 돌파한 래미안 원베일리 전경.<박상길 기자>

'강남 집값 200억, 시세차익 23억', '금배추 위에 양배추', '중산층 여윳돈 70만원선 붕괴'.


탄핵정국이 장기 국면에 접어들면서 불황의 그늘도 더욱 짙어지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폐업하고 있으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가성비가 좋고 저렴한 제품을 대량 구매하는 '불황형 소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국민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히는 집값은 '영끌 대출'로도 엄두도 못 내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소득 상위 40∼60% 가구의 여윳돈은 3분기 연속 줄면서 5년 만에 다시 70만원을 밑돌았다. 소득 수준은 늘었더라도 부동산 포모(나만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 심리, 사교육비 부담 등에 짓눌려 지출 비용이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 집 마련을 꿈꾸던 무주택자들은 정부의 오락가락 부동산 정책 속에 폭등한 '미친 집값'에 또다시 좌절했다. 최근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된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 한 달 만에 재지정되자 부동산 시장은 숨죽인 채 거래가 '뚝' 끊겼다. 일부 매수자들이 지난 24일 '토허제' 시행을 앞두고 가격이 약간 조정 양상을 보이자 '구매 결단'을 하기도 했지만 집주인과의 가격 협상 실패 후 '포기'로 돌아섰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통계청의 '2023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집값은 소득의 6배까지 치솟았다. 2022년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은 6.3배로 전년 6.7배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은 현재 주택가격에서 연 가구소득을 나눈 것이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하위계층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은 전년보다 0.6배p(포인트) 증가했고 중위계층은 전년과 동일, 상위계층은 0.7배p 감소했다. 2022년 월 소득 대비 주택임대료 비율(RIR)은 16.0%로 전년(15.7%)보다 0.3%p 증가했다.

무주택자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오히려 집값을 올린다며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시장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된 토지거래허가제의 경우에는 실거주 위주로 규제하고 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한시적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박상길의 이슈잇슈]탄핵선고는 늦어지고…미친 집값에 미친 물가, 언제까지?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 대형마트에 비해 물건이 대체로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불황형 소비 패턴이 이뤄지고 있었다.<박상길 기자>

유리지갑을 쥔 직장인들은 월급 대비 가파르게 오르는 '미친 물가'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요즘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가보면 양배추와 배추가 한 포기 6000원 수준으로 1년 전보다 약 2000원 올랐다. 금배추 위에 양배추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무는 한 개에 3000원으로 작년보다 1000원 올랐다.
기후변화로 농작물 생간이 감소하면서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 플레이션 때문이다. 배추, 양배추, 무, 당근 등은 작년 늦더위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 작년 여름에는 강원도 고랭지에서 생산하는 여름 배추가 폭염에 녹아내렸고, 배추 평균 소매 가격이 한 포기에 거의 1만원까지 치솟은 적도 있다. 작년 봄에는 사과와 배 가격이 전년의 두배로 치솟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을 둘러봤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전통 시장이지만 방문객들은 세일을 많이하는 가게에 주로 머물렀다. 방문객이 몰리지 않는 가게의 상인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티브이를 시청하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며 한 사람이라도 챙겨보기 위해 살갑게 호객행위에 나서는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채소 가게에도 제법 방문객들이 있었지만 양배추 가격을 묻거나 고르는 이들은 보지 못했다. 누리꾼들은 "월급은 찔끔 오르고 나머지는 왕창 오른다", "이 가격이면 차라리 수입산 사먹자"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정부 부처가 특정 이슈와 상관없이 적극적인 자세로 물가 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탄핵정국 등 특수상황에 처했다고 하더라도 정부 당국은 물가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마냥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라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물가가 올라서 실질 소득이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지출을 늘려 시중에 돈을 풀리게 하고 이로 인한 '낙수 효과'가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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