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 보고서, '30개월 미만' 월령 제한 지적
국내 축산 농가 거센 반발 예상
송미령 장관 "불이익 없도록 대응"
미국 정부가 올해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시 '30개월 미만' 월령 제한 조치를 지적했다.
미국이 해당 규정을 빌미로 관세 협상에 활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미국이 한국에 월령 해제 조치를 요구할 경우 국내 축산 농가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025년도 국가별 무역 평가보고서(NTE)를 통해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시 '30개월 미만' 월령 제한, 육포·소시지 수입 금지, 유전자 변형 제품 관련 정책 등을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2008년 한미는 한국 시장을 미국산 소고기와 소고기 제품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합의했지만 과도기적 조치로 한국은 30개월 미만 소에서 생산된 제품만 수입하도록 요구했다"며 "이 과도기적 조치는 16년 동안 유지돼 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 발표(미 현지시간 2일)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고심이 커졌다. 미국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소고기 수입 시 월령 제한 조치를 꺼내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실제, 미국산 소고기 월령 제한을 두고 수년째 미국 축산업계의 협상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광우병 발생 우려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미국산 소고기는 30개월령 미만 물량만 수입하고 있다.
30개월령 제한 조치가 해제될 경우 국내 축산 농가들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축산 농가들은 월령 제한이 폐지되면 국내 시장에서 광우병에 대한 불안이 커져, 소고기 시장이 위축되고 한우 소비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전국한우협회는 성명을 통해 "미국산 소고기 관세철폐에 이어 비장벽관세인 월령까지 철폐가 요구된다면 더 이상 한우 농가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는 미국 정부가 소고기 30개월령 이상 수입 허용을 요구하더라도 농민의 생존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생각해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번 보고서에 담긴 한국의 농산물 분야 무역장벽이 작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수입산 소고기 월령 해제 조치 등의 협상 요청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 발표를 앞두고 여러 통상압력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정부는 농업계, 전문가 등과 지속 소통하면서 관계부처와 협의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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