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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대응` 속 `협상의 여지`… `관세전쟁` 탈출구 열어 놓은 中·EU·日

김남석 기자   kns@
입력 2025-04-03 05:10

EU "강점 활용해 접근할 것"
中·日도 '대화 가능성' 시사


`강력 대응` 속 `협상의 여지`… `관세전쟁` 탈출구 열어 놓은 中·EU·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이 결국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를 시작하면서 세계 각국이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관세 부과 이후 중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은 일단 강력 반발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맞불 관세 전쟁보다는 대화를 강조하면서 협상의 여지도 열어 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세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일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가 즉시 시행되면서 전 세계 국가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제1 표적이 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단호한 반격'을 예고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그간 강권과 패권을 용납한 바가 없다"며 "미국이 한사코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계속해서 각종 위협을 가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진정으로 펜타닐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이유 없는 관세 인상을 철회하고 중국과 평등한 협상을 해 호혜·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 인상 빌미로 삼은 합성 마약 펜타닐 문제가 자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합성 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방조하고 있다며 중국에 두 차례에 걸쳐 10%씩 관세를 인상한 바 있다.

EU는 '강력한 보복 계획'이 준비됐다며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협상의 여지는 남겼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상호관세와 관련한) 발표 내용을 면밀히 평가해 대응을 조정할 것"이라면서 "반드시 보복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필요시 보복할 수 있는 강력한 계획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협상에 열려 있으며 강점을 활용해 접근할 것"이라며 "유럽은 통상에서 기술 부문, 시장 규모에 이르기까지 (협상에 필요한) 아주 많은 카드를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어야 한다면서도 즉각 대응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반사적 행동이 아니라 차분하고 침착한 접근법이 국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접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공동 대응에 합의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 노동자들보다 캐나다 노동자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하도록 두지 않겠다"며 "캐나다를 대상으로 추가 조치가 취해진다면 보복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니 총리는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해 멕시코와의 교역 확대를 포함한 경제 발전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일본은 관세 부담 완화를 위한 대미 교섭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일본을 제외해 달라고 계속해서 강하게 요구해 갈 것"이라며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하게 조사해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국가별 대응과 별개로 업계에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 행정부가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뒤 글로벌 제약업계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로비에 나섰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들은 제약업체들이 관세 도입을 늦추거나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트럼프 행정부에 로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관세 부과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목표 관세율을 한번에 적용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존슨앤드존슨(J&J)·일라이릴리·아스트라제네카·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지난 몇 달간 미국 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 신규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 기업들도 개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내 재고를 늘리거나 관세 영향을 덜 받는 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는 미국의 관세 시행 전인 지난 2월 멕시코에서 생산한 차를 미국으로 수송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차 디스플레이와 센서 등에 사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이리소전자공업은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생산 지역을 기존 중국에서 일본으로 옮기기로 했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추가 관세에 따른 조치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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