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강도와 내구성 강한 '폴리프로필렌' 사용
체 분리, 고정화 공정 없이 영구처분..80억 절감효과
미세한 방사성폐기물이 외부에 확산되지 않게 밀봉해 영구 처분할 수 있는 포장재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은희철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입자성 방사성폐기물 전용 비분산 포장재 '소프트백'을 개발하고, 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부터 국내 첫 사용 승인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입자성 방사성폐기물은 방사선오염물질이 포함된 미세한 폐기물로, 지름 0.01㎜ 이하 입자가 1% 이상이거나 지름 0.2㎜ 이하의 입자가 15% 이상 포함된 폐기물을 말한다. 입자성 방사성폐기물은 확산 위험이 있어 반드시 분산되지 않게 처리해야 하지만, 현재는 전용 포장재가 없어 체 분리 공정을 통해 일정 크기 이상의 폐기물만 포장해 영구 처분한다. 체를 통과한 미세 입자는 시멘트 등을 이용한 고정화 과정을 추가로 거쳐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처분 비용이 2배 이상 올라간다.
연구팀은 부식에 강하고 화학물질과 잘 반응하지 않는 폴리프로필렌 원단과 고강력사를 활용한 특수 봉제 방식을 적용해 200ℓ드럼 크기에 맞춘 입자성 방사성폐기물 전용 포장재를 개발했다. 이 포장재는 350㎏ 이상의 폐기물을 넣고 1.2m 높이에서 자유 낙하해 내용물 유실이나 손상 여부를 평가하는 낙하 충격 시험과 1m 깊이에서 30분간 물에 담가 침수 여부를 확인하는 물 침투 시험을 모두 통과해 사용 승인 조건을 충족했다.
개발된 소트프백을 적용하면 기존 방식과 달리 체 분리와 고정화 공정이 필요 없이 입자성 방사성폐기물을 포장해 처분용 드럼에 넣어 처분할 수 있다. 처리 소요 시간이 기존 대비 90% 이상 줄어들고, 1000드럼당 8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음달 부터 소프트백을 이용해 원전 해체 시 발생하는 방사성 오염 토양 포장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기술은 오르비텍에 이전됐고, 앞으로 방사성폐기물 발생 기관, 규제 기관, 처분 사업자 등과 협력해 적용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성빈 원자력연 방사성폐기물통합관리단장은 "방사성 폐콘크리트까지 확대 적용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고, 원전 해체폐기물 처리를 위한 현장 기술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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