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예상대로 2.7% 하락하며 출발했다. 거래소는 가격 급락을 우려해 '사이드카' 발동까지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낙폭이 1% 이하로 줄어들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19.16포인트(0.76%)내린 2486.70에 장을 마감했다.
일본과 홍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낙폭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2.73% 하락했고, 홍콩 항셍은 1.5%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코스피가 선방한 것을 '기저효과'로 봤다. 이미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더 떨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온 일본과 홍콩 등과 달리 코스피는 하락을 거듭한 만큼 적정 밸류에이션을 찾아가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낙폭이 적은 것이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또 홍콩은 중국에 한국보다 높은 34%의 관세율이 적용되면서 직격탄을 맞았고, 일본은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엔화 강세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가 맞물리며 달러·엔 환율은 146.9엔으로 3원 이상 내려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8배로 이미 최저점 수준"이라며 "하방 지지선인 2430선만 버틴다면 관세 악재에도 반등 여지는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1조원이 넘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3776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64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31일에 이어 또 한번 순매도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선물 시장에서도 4735계약 순매도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로 인한 외국인 순매도와 함께 기존 보유 중인 종목의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 인한 공매도 자금이 유입되며 순매도 금액이 다소 커 보이는 것"이라며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점차 줄어든 뒤 롱과 숏 포지션 자금이 동시에 늘어나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관세폭탄'으로 인한 위기는 한차례 넘겼지만, 주가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4일 오전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관세는 상대국 조치에 따라 조정 여지를 열어둔 상황에서 현재 관세율이 상단이 될 것으로 발표한 만큼 향후 협상을 통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는 향후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탄핵 선고 결과에 따른 변동성 흐름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다만 코스피에 대부분의 리스크가 선반영된 만큼 일시적인 변동성 확대 이후 반등세를 내다보기도 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이미 상당 부분 악재를 선반영했고, 2430선 지지력을 확보한 상태"라며 "지난 2월 2360선에서 2680까지 상승한 것처럼, 조정 이후 2800 이상을 열어놓고 대응할 구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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