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어
새경쟁사가 시장에 들어오면 더 탄탄해질 수 있는 기회"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을 모두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겠다."
현대자동차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인 호세 무뇨스(사진) 대표이사는 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 상호관세 발표와 관련해, 이전에도 설명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라운 사실은 아니었다"며 "미국 시장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큰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좋은 디자인, 기술, 서비스, 금융 프로그램을 비롯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드리면 된다"고 덧붙였다.
무뇨스 CEO는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한 이후 딜러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 활동을 통해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했다. 2022년에는 해외 권역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COO 보임과 더불어 현대차 사내이사로 역할이 확장됐다. 해외 시장에 정통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가장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이 나온다.
그는 자신의 링크드인에 현대차가 미국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을 수차례 올리기도 했다. 특히 수입 자동차 관세 가능성이 불거진 지난 2월엔 두 차례에 걸쳐 미 현지 누적 205억달러(30조원) 투자, 57만개 이상의 고임금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무뇨스 CEO는 이날 중국 완성차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해 "일반적으로 새로운 경쟁사가 시장에 들어온다는 것은 저희가 더 잘 할 수 있고 더 탄탄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의 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경쟁력을 가지고 시장에서 계속 진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도 준비해 나가면 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수소 사업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했다. 무뇨스 CEO는 '수소 전기차 출시를 지속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단기 상황만 보지 않는다. 우리는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미션을 갖고 있다"며 "해당 기술은 미래 세대에 아주 좋은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지속 가능성뿐 아니라 우리 환경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네럴모터스(GM), 도요타 등과의 수소 협력 계획에 대해서는 "여러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는 것도 있고 자체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있다"면서도 "지금으로서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별도로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분명한 것은 수소는 새로운 기술로, 또 환경과 우리 미래 기술로써 다양한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기술이라는 건 항상 혼자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논의를 하고 있고 실제로 진척 사항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작년 1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그룹 차원에서 수소에 신경쓰는 이유에 대해 "수소는 저희 세대가 아닌 후대를 위해서 준비해 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무뇨스 CEO는 이번 서울모빌리티쇼 방문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 쇼에서 여러가지 혁신과 새로운 기술들을 볼 수 있었고, 우리 브랜드의 전기차 역량에 대해서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아이오닉 6와 인스터로이드(캐스퍼 일렉트릭의 디자인 콘셉트카), 넥쏘뿐 아니라 당사가 가지고 있는 인류를 위한 진보, 수소에 대한 의지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 11월 LA오토쇼에서 가진 국내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정 회장께서 굉장히 혁신을 추구하고 국적에 상관없이 성과를 잘 내는 것,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을 중시하신다고 많이 들었다"며 "(첫 외국인 CEO로서)너무 영광스럽고 또 겸손한 마음이다.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장우진·임주희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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