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형 SW' 개인용 단말기에 주로 탑재
미국ㆍ유럽 고급 기술자… 인도는 초급자 참여 활발
중국ㆍ아시아 프로젝트 불량률 높아 개발시간 긴 편
IT와 전통 산업간의 시너지를 실현하는 이른바 `융합IT'의 핵심 요소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의 원가를 분석해 보면 절반 이상이 SW 비용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고 향후 IT와 전통산업 간의 융합이 가속화될 수록 임베디드 SW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이 발표한 `해외 지역별 임베디드 SW 현황 비교' 보고서에는 전세계적인 임베디드 SW 개발 동향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들어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정부가 실시한 조사결과를 분석한 것으로 전세계를 중국, 인도, 미국, 유럽, 아시아 등 5개로 구분해 총 700개 이상의 기업, 1000명 이상의 기술자를 인터뷰한 내용이 수록돼 있습니다.
◇개인용 단말기가 최대 시장=먼저 임베디드 SW가 탑재되는 분야는 개인용 단말기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인도, 유럽, 아시아에서 각각 16.3%, 12.6%, 11.2%로 1위로 조사됐고 중국이나 미국도 2~3위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로 개인용 통신 단말기에 임베디드 SW가 탑재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중국의 경우 교육 및 오락기가 8.1%로 타지역 대비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는데 일본의 임베디드 SW 위탁개발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프로젝트 규모는 여전히 영세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임베디드 SW 개발 프로젝트에 사용된 비용을 보면 미국의 경우 84%, 아시아는 75%가 10만 달러(1억2000만원, 환율 1200원 기준) 미만이었고 중국, 미국, 아시아에서는 100만 달러(12억원) 이상의 프로젝트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1000만 달러(120억원) 이상의 초대형 프로젝트는 주로 인도(7.7%)와 유럽(3.2%)에서 수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베디드 SW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술자의 레벨을 조사한 결과 미국과 유럽의 경우 고급 기술자 비중이 각각 58%, 55%로 초급 기술자가 참여하는 비중이 타지역 대비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초급 기술자 비중은 인도가 47%로 가장 높았고 중국은 중급 기술자 비중이 39%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의 고급 기술자를 중심으로 타 지역에 임베디드 SW 개발 아웃소싱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술적인 면을 분석한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임베디드 SW 총 코드라인 가운데 신규 개발 라인수의 비중을 비교해보면 유럽의 경우 절반 이상을 새로 짜는 프로젝트가 전체의 28%에 이르는 반면 인도는 10% 미만으로 조사된 프로젝트가 전체의 32%로 가장 많았습니다. 인도의 SW 개발 프로세스가 상당히 효율적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개발 언어는 C언어 선호=개발 언어 조사에서는 여전히 C언어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임베디드 SW 개발에 사용된 언어를 조사한 결과 5개 지역 모두 C언어를 사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C++ 언어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현재 기업용 SW 개발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자바는 5개 지역 모두 채 10%가 되지 않았고 특히 미국의 경우 단 1%만이 프로젝트에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프로젝트를 완료하는데 사용된 총 공수(Staff Hour)를 조사한 결과 미국의 경우 72%가 1000시간 미만이라도 답했고 유럽은 56%가 1000시간 미만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중국의 경우 39%가 1만 시간 이상이었고 아시아도 44%가 1만 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중국과 아시아 지역이 다른 지역 대비 훨씬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불량 조사에서 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에서 발견된 불량의 개수를 조사한 결과 중국과 아시아는 10~50개라고 응답한 프로젝트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국은 50~100개가 26%, 100개 이상이라고 답한 프로젝트도 20%에 달합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경우 `없다'는 답변이 각각 41%, 40%로 조사됐고 5개 미만이라고 답한 경우도 9%, 5%로 조사됐습니다.
◇미국ㆍ유럽 vs 아시아와 격차 여전=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은 경제규모와 문화적인 부분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아직 개발 프로세스와 품질 측면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 자체가 성숙된 상황이 아니므로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업계가 임베디드 SW 경쟁력 강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박상훈기자 nanugi@
도움자료=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