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브레인' 시초…2003년 인터넷대란 '웜'악명
바이러스ㆍ웜ㆍ트로이목마 등 분류
악성코드 종류 최대 3000만개 추정
지난 7월 7일부터 청와대 등 주요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악성코드가 유발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악성코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악성코드란 무엇이고 그 역사와 진화는 어떻게 되는 알아봅시다.
악성코드는 악의적인 목적을 위해 작성돼 실행되는 코드를 지칭합니다. 악성코드는 자기 복제 능력과 감염 대상 유무에 따라 바이러스, 웜바이러스(Worm Virus), 트로이목마(Trojan Horse) 등으로 분류됩니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실제 생물학적 바이러스와 비슷합니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프로그램의 실행 가능한 일부분 또는 데이터에 자기 자신이나 변형된 자신을 복사하는 명령어들의 조합입니다. 감염대상 프로그램 또는 코드를 변형해 바이러스 코드를 복제해 감염시키고 다른 대상을 감염시킴으로써 확산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웜은 다른 프로그램의 감염 없이 독립적으로 자신 또는 변형된 자신을 복사 가능하며 기억장소에 코드 형태로 존재하거나 실행파일로 존재합니다. 또 트로이목마는 자신을 복제하지 않으며 컴퓨터 프로그램 내에 사용자는 알 수 없도록 프로그래머가 고의로 포함시킨 코드입니다.
악성코드의 시작은 1986년으로 파키스탄에서 바이러스 `브레인(Brain)'이 등장했습니다. 이 악성코드는 컴퓨터 수리 전문가이자 프로그래머인 형제가 자신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불법복제로 되는 것을 보고 제작해 불법복제 프로그램의 설치 디스켓을 통해 유포시킨 것이었습니다.
이후 악성코드는 운영체제의 변화와 네트워크, 인터넷 발전에 따라 점차 진화해 갔습니다. 주요 악성코드로는 1991년에 하드디스크를 손상시키는 `미켈란젤로 바이러스'가 등장했으며 1998년에는 `체르노빌 바이러스'가 창궐해 국내에도 많은 피해를 줬습니다.
또 1999년에는 처음으로 이메일로 자동 발송되는 `멜리사 바이러스'가 나타났고 2001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웹서버만 감염시키는 `코드레드 웜'이 널리 퍼졌습니다.
2001년 발견된 에스디봇(SdBot) 트로이목마는 악성 봇(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PC들의 네트워크망)의 효시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명 슬래머로 불리는 `에스큐엘 오버플로(SQL_Overflow)' 웜이 창궐해 2003년 1월 25일에는 국내에서 인터넷 대란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악성코드는 IT환경과 네트워크에 따라 전파 방식이 플로피 디스크에서 웹사이트와 스팸메일로 바뀌었습니다. 기능 또한 과시를 위한 메시지 전달에서 PC에 있는 정보 갈취, 원격제어 그리고 최근에는 사이버 무기 기능으로 바뀌었습니다.
최근에 DDoS 공격을 유발한 악성코드는 동시다발적으로 다수의 정부와 기업 사이트를 공격해 장애를 발생시킴으로써 악성코드가 얼마나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또 이 악성코드가 10여개로 분산된 파일과 점조직 구조로 설계돼 대응에 어려움을 준 점은 악성코드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보안업체들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1986년 이후 지금까지 만들어진 악성코드 종류는 적게는 300만개에서 많게는 3000만개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화되고 확산되는 악성코드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보안의식 강화입니다. 악성코드가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의 취약점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운영체제 등의 보안 패치를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해야 합니다. 또 보안소프트웨어 사용을 생활화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감염의 위험이 있는 검증되지 않은 웹사이트 방문을 지양하고 스팸 메일을 함부로 열어보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스스로 사이버보안에 대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일 때 악성코드의 역사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사이버보안의 역사를 발전시켜 7월 7일 DDoS 대란과 같은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입니다.
강진규기자 kj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