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리스크 자체 관리 '자본절감'
사용 6개월전 감독기관에 신청
선진국도 IAIS 기준 적극 활용
금융감독원이 최근 리스크 관리 선진화의 취지로 각 보험회사별로 리스크 특성을 반영해 자기자본을 산출하는 `내부모형 승인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각 보험사별로 사망ㆍ장수ㆍ상해위험 등의 위험률 변동 시나리오를 설정한 보험리스크 산출과 자산 및 부채 평가시점의 금리 변동 시나리오에 따른 금리리스크 산출 등 자체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통해 요구자본을 산출하는 제도입니다. 금융감독당국에서 제시한 필요요건을 충족하면 자사만의 내부모형을 승인 받아 현행 표준모형과 함께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4월 보험업계 공통의 위험계수를 적용해 위험기준 자기자본을 산출하는 RBC(Risk Based Capital: 위험기준자기자본)제도가 도입된 데 이어 이 제도까지 적용되면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은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양질의 리스크 관리 절차를 수행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하고 리스크 중심의 경영문화체제를 구축, 보험사 리스크 관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내부모형 도입으로 보다 정밀한 위험기준 자기자본 산출이 가능해져 자본절감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보험사의 내부모형 승인 기준과 절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적합성ㆍ신뢰성ㆍ일관성 갖춰야… 사용 6개월 전 승인신청 필요=이러한 내부모형의 승인기준으로는 △용도 적합성 및 내부통제 △통계적 신뢰성 △산출기준 충족 △손익분석과의 일관성 △문서화 등이 있습니다.
용도 적합성 및 내부통제는 내부모형의 방법론 및 산출결과가 리스크 관리 전략 및 업무수행과정에 반영돼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 것으로 내부모형 운영의 최종책임은 이사회와 최고경영층에 있으며 리스크 관리부서는 일선 부서로부터 독립돼 운영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줘야 합니다. 통계적 신뢰성은 내부모형에 사용된 기초자료의 신뢰성, 통계적 예측 방법의 타당성, 가정의 합리성 등을 입증해야 하는 것으로 기초자료는 최소 매년 갱신이 필요하고 내재된 보장과 계약상 옵션에 대한 위험을 내부모형에 반영해야 합니다.
또 산출기준 충족은 보험사가 내부모형에 의해 산출된 요구자본이 감독당국이 설정한 산출기준을 충족했음을 입증해야 하는 것으로 표준방법의 리스크 측정기준과 동일하게 보험계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준을 설정해야 하며 감독기관에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경우 이에 따른 리스크 측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내부모형에 사용된 리스크 분류가 손익분석과 일관성이 있는지 입증해야 하고 내부모형의 기초가 되는 이론ㆍ가정ㆍ수리 및 경험자료에 대한 세부 설명을 위해 문서화 작업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준을 거쳐 내부모형을 완성한 보험사는 사용예정일로부터 6개월 이전에 금융당국에 승인 신청을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기준에 따라 마련된 테스트를 거쳐 적정성을 입증 받으면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내부모형 승인 이후에도 모형에 주요한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 감독기관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하고 예측치와 실제 경험률과의 차이 분석 등 내부모형의 적정성 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등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합니다.
◇주요 선진국의 운영 사례는=현재 주요 선진국과 국제보험기구에서는 이러한 내부모형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국제보험감독관협의회(IAIS)의 내부모형 승인제도를 들 수 있습니다. 감독기관이 제시한 필요요건을 충족한 보험사가 자체 시스템을 활용해 감독요구자본을 산출하고 있으며 산출시 표준모형과 내부모형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감독기관은 내부모형 승인제도를 운용하기 위해서 적절한 리스크 산출기준을 설정해야 하고 보험사의 내부모형 승인시 △통계적 적정성 테스트(Statistical quality test) △산출기준 충족 테스트(Calibration Test) △용도 적합성 테스트 및 내부통제(Use test and Governance) 등 3가지 적정성 테스트를 보험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오는 2012년 새로운 지급여력제도(Solvency Ⅱ) 도입을 추진 중으로 각 보험사의 특성을 정밀하게 반영한 내부모형 승인제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IAIS에서 제시한 3가지 적정성 테스트 외에 △손익분석 △모형적정성(Validation)기준 △문서화 등을 승인 기본요건으로 구성, 보다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미국에서는 RBC제도가 전반적인 표준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IAIS 등에서 제시하는 내부모형 승인제도 등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며 영국에서는 은행의 내부모형과 유사한 개별 보험회사 자본적정성제도(ICAS)를 4년째 운영 중입니다. 이 외에 호주와 캐나다가 내부모형 승인제도를 도입했으나 실질적인 운용은 초기 단계이며 지난 2006년 도입한 스위스의 경우, 오는 2011년까지 적용을 유예하고 있습니다.
이홍석기자 redst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