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ㆍ대용량' 차세대 DVD 표준 포맷
풀 HD급 해상도ㆍ 50BG 저장공간ㆍ5.1 PCM 음향 지원
2008년 국제표준 확정… 전용기ㆍ콘텐츠 시장 급성장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전자 전시회인 `IFA 2009'가 열렸습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최신 TV 기술을 화려하게 뽐냈는데요, 그 안에서 조용하지만 거대한 움직임을 만들어온 `블루레이' 기술이 함께 선보여졌습니다. 올해 LED LCD TV 이슈 속에 상대적으로 DVD플레이어, 블루레이플레이어, 홈시어터 등 주변기기에 대한 관심은 묻혀왔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집에서 풀HD TV로 영화를 감상하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블루레이는 DVD보다 압도적인 화질로 소비자들에게 소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 번째 표준 전쟁의 승자, 블루레이=1970년대 소니의 베타맥스와 JVC의 VHS간의 첫 번째 국제 표준화 획득 전쟁이 있었다면, 가장 최근에는 블루레이와 HD-DVD간의 3차 표준화 전쟁이 있었습니다. 지난 1998년 HD TV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기존의 DVD가 표준화질(SD)에서 고화질(HD)로 전환됐지만 용량 면에서 많이 부족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업체들이 DVD의 표준화를 논의하기 위해 만든 `DVD포럼'은 2002년 차세대 DVD 기술을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같은 해에 블루레이디스크협회(Blu-ray Disc Association, http://www.blu-raydisc.com)가 발족되면서 소니와 파이오니어가 개발을 진행해온 DVR Blue 프로젝트가 `블루레이'로 첫 공식 발표됐습니다.
소니에 이어 파나소닉, 삼성전자 등이 블루레이 진영에 합류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산요 등과 함께 HD DVD 진영으로 맞서왔던 도시바도 지난 8월 블루레이디스크협회(BDA)에 가입했고 오는 11월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2006년 6월에는 삼성전자가 최초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북미 시장에, 7월에는 소니가 BD-RE디스크는 물론 싱글과 듀얼레이어 BD-R도 기록할 수 있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3년 여의 총성 없는 표준 전쟁이 이어졌습니다.
2008년 2월 차세대 DVD 포맷 전쟁에서 블루레이가 국제 표준으로 확정되며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영화사들의 움직임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20세기 폭스, 디즈니, 컬럼비아트라이스타 등이 블루레이로 영화를 출시해온 가운데 워너브라더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블루레이로만 영화를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DVD의 약 6배인 50GB의 대용량에 선명한 화질=블루레이 디스크(Blu-ray Disc)는 기존 DVD보다 향상된 화질의 HD 영상/오디오와,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광디스크 규격입니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650nm 파장의 적색 레이저를 사용하는 DVD에 비해 조금 더 짧은 파장의 405nm 청자색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DVD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단층 레이어일 경우 최대 27GB, 듀얼 레이어일 경우 50GB의 대용량을 저장할 수 있어, 홈 레코딩, 프로페셔널 레코딩의 기록 미디어로 사용되기에 적합하며 영화나 게임 타이틀 같은 완성형 미디어로서도 헐리우드 영화사와 다양한 게임 개발 업체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또 블루레이는 일반 DVD의 해상도인 480p에 비해 2배나 더 선명한 1080p(프로그래시브 스캔의 풀 HD 해상도 이미지)의 고해상도를 지원해 오리지널 마스터 퀄리티로 현실 같은 영상을 재생합니다. 사운드 면에서도 압축되지 않은 원음 그대로의 순수한 5.1 PCM 지원이 가능해서 생생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전용 플레이어부터 게임기, 노트북에도 장착=현재 국내에는 소니,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 전용기인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시한 상태입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국내에 첫 선을 보였던 당시 가격이 100만원 대였다면, 3년이 지난 현재는 평균 판가가 30만원 대로 가격이 대폭 인하돼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점점 대중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블루레이는 전용기뿐만 아니라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편리한 블루레이 플레이 기능이 적용돼 왔고, 노트북이나 홈시어터 등에 내장되기도 했습니다. 데스크톱 컴퓨터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내장형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는 컴퓨터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최근에는 와이파이(Wi-Fi)가 가능해진 무선 블루레이 플레이어로 홈시어터 시스템이 무선으로 가능해지기도 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블루레이 포맷의 영화가 올해 들어 총 300종류 이상 출시된 상태입니다.
심화영기자 dorothy@
도움말=소니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