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로 살아왔는데”... 똘똘한 한 채 보유자 ‘멘붕’

[ 박상길 기자 sweatsk@ ] | 2018-09-20 15:13
”1주택자로 살아왔는데”... 똘똘한 한 채 보유자 ‘멘붕’

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견본주택 전경<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10년 동안 1주택자로 살아왔는데 1년 내 팔지 못하면 세금 폭탄을 맞는다니…"


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2020년 1월 1일 이후 주택 매매계약체결 분부터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타깃 층인 '똘똘한 한 채' 보유자(고가 1주택자)들이 멘붕(멘털붕괴)에 빠졌다. 사실상 내년까지 주택을 팔지 않을 경우 기존보다 7배 이상 급증한 양도세 폭탄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0년이나 거주한 주택을 1년 만에 팔고 그렇지 않으면 양도세를 최대 30%만 면제하겠다는 것은 공산주의적인 발상이라는 강한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내용의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경과규정을 두어야 합니다"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있다. 청원자는 2020년 1월 1일 이후 주택 양도분부터 2년 실거주 요건으로 강화되는 것과 관련해 "내년 말까지 집을 팔기 싫어도 팔아야 하는 일종의 강제 매각 조치인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청원자는 "9·13 대책 발표일인 9월 13일 기준으로 그 이전 보유기간은 기존 규정에 따르고 9월 13일부터는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는 경과규정을 둔다 하더라도 갭 투자 방지라는 정책적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단순히 세금을 더 걷으려고 한다는 비판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는 1주택자가 10년간 주택을 보유하다가 매매할 경우 세율이 적용되는 양도차익(매각가-구입가)을 최대 80% 공제해준다. 그러나 2020년 1월 1일 양도 분부터는 해당 주택에 2년 이상 실거주한 경우에 한해 이 같은 혜택이 적용된다. 만약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15년을 보유해야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공제율은 최대 30% 수준에 불과하다.
6억원짜리 집을 사서 10년간 거주한 뒤 9억원에 팔면 바뀐 제도에서는 6000만원 정도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현재의 2년 이상 실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부과되는 양도세 850만원의 7배 수준으로 세금 부담이 높아진다.

청원자는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월 시행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1.5배 늘어났는데 1주택자들은 이보다 한참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이에 9·13 대책 발표일을 기준으로 한 경과규정을 반드시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전 보유기간은 종전규정을 적용하고 그 이후부터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도 부합한다고 청원자는 강조했다. 현재 이글은 게시된 지 3일 만에 동의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과열된 집값으로 시세가 급등한 고가 주택의 차익을 뺏어가려는 것"이라면서 "1주택자를 전적으로 투기 세력으로 간주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제대로 읽지 않고 대중 심리에 따라 즉흥적으로 정책을 내고 있어 시장 혼란만 가중시키고 민심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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