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꽃 사그라드는데... 이제야 컨트롤타워 가동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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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꽃 사그라드는데... 이제야 컨트롤타워 가동한 정부

예진수 기자   jinye@
입력 2019-01-21 18:15

2개월 연속 주저앉은 수출
반도체쏠림 취약성 드러나
무역戰·신흥국 위기 '사면초가'
"현실 심각한데 이제야 첫 회의"


새해 첫달부터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경제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이 1월 1∼20일에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20일 수출은 25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6%나 줄었다. 지난달(-1.2%)에 이어 2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두 달 연속 수출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16년 9월·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최근 수출 하락 양상은 반도체 편중 등 수출 구조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연초부터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최대 원인은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의 감소다. 1∼20일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28.8%나 줄었다.


수출 여건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 미·중 통상 분쟁, 노딜 브렉시트,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경제 상황 악화 등 악재가 속출하는 엄혹한 상황이다. 미·중 통상분쟁이 보복관세 압박 속에 협상을 질질 끄는 양상으로 장기화하면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심상치 않다. 최대 수출 종착지인 중국은 1∼20일 수출이 22.5%나 감소했다. 한국 수출의 24.8%를 차지하는 대 중국 수출이 급격하게 하락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고래 싸움 때문에 새우등이 터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중국 진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기업의 43.9%가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현지 수요 위축과 글로벌 교역 둔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경기 진작을 위해 내수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시장 확대가 만만치 않다고 내다본다. 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중국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한국 기업을 추격하거나 추월했고 주요 내수 부문에서 이미 철옹성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저유가의 직격탄도 맞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대를 지속하고 있으며 올해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저유가로 신흥국의 경제가 악화되고 주력 산업의 수출 가격이 하락하는 등 투 트랙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진 속에 수출까지 하락세로 돌아서면 내수도 동반 정체될 공산이 크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수출-내수-투자 등 주요 경제 지표가 계속 나빠질 경우 정부가 예상한 올해 2.6∼2.7% 성장률마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올해 대외 수출여건이 쉽지 않다고 보고 범정부 수출 컨트롤타워를 가동, 총력 수출지원체제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관계부처 차관급, 수출지원기관, 업종별 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산업부가 정기적인 수출점검회의를 하고 있지만, 장관이 주재하고 관계부처 차관급까지 참여하는 수출전략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선진국 경기와 세계무역 성장세 둔화, 반도체 시황과 국제 유가 하락 등 대외 수출여건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민관 합동 총력 수출지원체제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은 수출 동력 유지를 위해 수출입 절차 간소화, 수출 마케팅 지원 강화, 무역보험 보증 한도 완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확대, 수출관세 추가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정부가 마련한 '상반기 수출 마케팅 예산 60% 이상 집행'과 '신흥시장 보험한도 확대' 등 단기대책으로 수출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과속 인상, 근로시간 단축 시행 등으로 기업들의 체력이 허약해진 상황에서 짧은 시간 안에 수출 경기 급랭 상황을 타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보다 근본적인 주력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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